■ 백용호 청장 취임 100일외부 인사 청탁 간부 6명 승진 누락시켜… “개혁정착 시간 필요”
백용호 국세청장(사진)이 취임한 이후의 변화상에 대해 국세청 직원들이 보인 반응이다.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백 청장이 소리 안 나게 국세청 개혁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국세청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는 우선 국세청 비리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됐던 인사 시스템을 과감하게 뜯어고쳤다. 청장에게 집중됐던 인사 권한을 차장이 위원장인 ‘인사위원회’와 지방국세청장 등에게 상당 부분 넘겼고 평가기준도 내부통신망에 공개했다. 충격은 컸지만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에 대한 기대로 외부 출신 첫 청장에 대한 직원들의 시각은 어느 때보다 호의적이다.
또 투명한 세무조사를 위해 대기업은 4년 주기 순환조사 원칙을 세웠고 조사대상 선정기준도 공개했다. 국세청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감사관, 납세자보호관을 외부에서 발탁했다.
그러나 감세정책으로 줄어든 세수를 채우기 위한 새로운 세원(稅源) 발굴, 취임 후 연이어 터진 국세청 전현직 직원들의 뇌물수수 사건 등 난제들은 그가 ‘변화’의 고삐를 다시 한 번 죄어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 의원은 “백 청장이 좋은 의도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짧은 기간의 몇몇 시도로 국세청의 뿌리 깊은 관행이 바뀔 것이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백 청장의 시도가 실제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날 때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