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식 지옥훈련서 유대감 생겨
팔꿈치 수술 앞둔 투수 채병용
PO-KS서 잇단 살신성인 등판
외국인선수도 “해보자” 동참
SK 채병용이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20일 KIA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그런 채병용이 5와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2연패 뒤 2연승을 이끈 귀중한 승리였다. 마운드를 내려왔을 때 그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아파 죽는 줄 알았다. 팔꿈치와 허리 등 온몸이 쑤셨다”고 말했다. 경기 후 그는 “마지막 9회 위기 상황 때 벤치를 둘러보니 정말 선수들이 하나가 돼 있었다. 서로 ‘괜찮다’고 다독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2. 10일 열린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 2연패로 탈락 위기에 몰린 SK는 채병용을 깜짝 선발로 내세웠다. 채병용은 5와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주장 김재현은 다음 날 “아픈 팔로 저렇게 잘 던지는 걸 보고 뭉클했다. 선수들을 모두 모아놓고 ‘우리도 병용이처럼 한번 해보자’고 했다. 이런 선수들과 한팀을 이뤄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했다.
고참 박재홍은 “다른 팀에 동료애가 있다면 SK에는 ‘전우애’ 같은 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K의 훈련은 군대 훈련처럼 혹독하다. 나도 3년째에야 겨우 적응했다. 힘든 과정을 함께 몸으로 이겨내면서 선수들 간에 끈끈한 유대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런 팀 분위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까지 전염됐다. 일본인 선수 카도쿠라 켄은 “한국 미국 일본에서 야구를 하면서 이런 팀은 처음이다. 동료들과 헤어지면 너무 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3차전 선발이었던 게리 글로버는 “5차전부터는 불펜 대기라도 하겠다”고 나섰다.
오늘 한국시리즈 5차전
승부의 흐름에서는 2연패 뒤 2연승을 달린 SK가 앞선다. KIA가 어떤 카드로 SK의 상승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가 남은 한국시리즈의 관건이다. 22일 열리는 5차전 선발로 KIA는 아킬리노 로페즈를, SK는 카도쿠라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