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세탁실-건조실도 하나의 동선에 배치日 곤도 노리코 수납비법 담은 서울 코오롱 모델하우스 ‘칸칸’ 가보니…
거실 벽 뒷면에 평소 쓰지 않는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복도식 수납공간 ‘원더 리빙’. 사진 제공 코오롱건설
코오롱건설 주부평가단 ‘채사랑’이 아파트 수납공간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주부들이 가장 수납하기 어렵다고 꼽은 살림살이들이다.
건설사마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고 자랑하지만 주부들은 여전히 “살림을 깔끔하게 정리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각 건설사는 아파트 수납공간에 대한 주부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분양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보고 내부 공간 설계에 주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피데스개발도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대전 도안신도시 파렌하이트’를 분양하면서 설계단계부터 주부들의 의견을 반영해 욕실 세면대 아래에 청소용품 수납망을 만들거나 화장대에 드라이어와 긴 화장품을 넣을 수 있는 깊은 서랍 등 새로운 수납공간을 포함시켰다.
코오롱건설이 만든 152m² 규모의 본보기집(모델하우스)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하이브리드 리빙룸’이다. 거실의 한쪽 벽을 바퀴가 달린 가변형 벽체로 만들어 언제든지 거실 일부를 침실로 바꿀 수 있다. 거실을 둘러본 주부들은 “명절날 친척들이 찾아올 때마다 손님방이 부족했던 불편함을 덜어주는 아이디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거실 벽 뒤로는 복도식 수납공간을 만들어 거실에 내놓으면 어수선해 보이기 십상인 선풍기, 앨범, 트렁크, 구급상자 등을 다양한 크기의 서랍장에 차곡차곡 보관했다.
자주 쓰는 랩과 호일을 바로 빼서 사용할 수 있게 정리한 주방 싱크대와 요리를 하다가 뜨거운 냄비 뚜껑을 잠시 걸어놓을 수 있는 뚜껑 거치대는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 주부들이 느끼던 번거로움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녀 방은 침대와 옷장 등 가구의 각 층을 퍼즐처럼 분리할 수 있어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아도 방의 공간을 나눌 수 있고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에 맞춰 가구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코오롱건설 상품개발팀 서현주 팀장은 “분양하는 아파트에는 칸칸의 여러 아이디어 중 입주자가 선택한 것만 적용할 계획”이라며 “올해 말 분양하는 아파트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수납에 이어 동선 설계에도 주부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있다. 칸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또 다른 구조는 ‘라운드 동선’이다. 기존 아파트 구조에서 옷을 세탁하려면 욕실에서 샤워하기 전 옷을 벗어 세탁실로 옮겨 세탁한 뒤 베란다에서 건조해 안방 옷장에 정리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칸칸에서는 욕실과 세탁실, 건조실이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돼 있다. 욕실에서 옷을 벗어 빨래통에 넣으면 빨래통의 반대 면은 세탁실로 연결된다. 욕실과 세탁실, 건조실이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져 주부는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다. 수납장의 문을 양 방향에서 열 수 있어 동선을 줄인 워크인 수납장이나 가변형 벽체 등이 실제 아파트에 적용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