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후 2층 난간서 밀어
친구들은 우모 양(15)을 ‘오빠’라고 불렀다. 짧게 깎은 머리에 남자 같은 옷차림으로 여자 친구들을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다니기도 했다.
장모 양(14)도 우 양을 오빠라고 부르며 만났다. 지난달 29일 우 양은 장 양을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 골목길을 지나다 네살짜리 어린아이를 치는 사고를 냈다. 아이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이들은 경찰에 잡혀 법원 위탁감호시설에서 탈출한 사실이 밝혀지면 처벌을 받을 것이 뻔했다.
광고 로드중
얼마 뒤 우 양은 장 양이 경찰에 가 뺑소니 사실을 신고했다는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전해 들었다. 법원 위탁감호시설을 탈출한 주 양과 우 양은 “혼쭐을 내 주자”며 장 양을 성수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2층 놀이터로 불러냈다. 놀이터 구석에 있던 빗자루를 집어 든 우 양 등은 장 양의 엉덩이를 수차례 때렸다.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 준비해 간 위생장갑을 끼고 성추행도 저질렀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이들은 기진맥진한 장 양을 놀이터 난간에 올려놓고 밀어 떨어뜨렸다. 10여 m 아래로 떨어진 장 양은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그 자리에서 숨졌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9일 “장 양을 성추행하고 아파트 2층 놀이터 난간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우 양과 주 양을 붙잡아 우 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14세 미만으로 형사 미성년자인 주 양은 안양 소년분류심사원에 인계됐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