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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반도체 기판 金 부스러기 빼돌려 50억 꿀꺽

입력 | 2009-10-01 02:48:00


전-현직 직원 2명 구속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을 세척할 때 나오는 자투리 금을 빼돌려 판매해 온 반도체회사 전현직 직원 등이 검거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충북 청주에 있는 S반도체회사에 근무하면서 회수된 자투리 금을 빼돌린 혐의(상습절도)로 이 회사 간부 김모 씨(51)와 전직 직원 이모 씨(40)를 구속하고 금 처리를 알선하거나 매입한 안모 씨(35)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씨 등은 2005년 12월부터 최근까지 80여 차례에 걸쳐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회수 금 120kg(시가 50억 원 상당)을 빼돌려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회사가 매달 말 회수된 금을 수거하지만 자신들 없이는 정확한 양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에 착안해 매월 첫 5일 동안 회사에서 설치한 전기분해망 대신 자신들이 구입한 별도의 분해망을 설치하는 수법으로 금을 빼돌렸다. 분해망은 기판을 세척할 때 불필요한 곳에 도금돼 있다가 떨어져 나온 금이 달라붙게 하는 장치다. 5일 동안 수거된 금은 매달 평균 3kg가량이었다. 이들은 장물업자에게 주는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올해부터 금 녹이는 방법을 배워 종로 일대 금은방에 직접 금을 내다 팔다가 ‘많은 금을 파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에게 덜미를 잡혔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