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새 교역량 10배이상 증가 영향력 수직상승
철저한 실리 접근… 근로자 착취 등으로 ‘反中감정’ 확산
최근 10년 새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수직상승했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 지역의 반(反)중국 감정 역시 고조되고 있다.
2000년 100억 달러에 불과했던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량은 지난해 1068억 달러로 10배 이상 늘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아프리카의 2번째 무역대상국이다. 중국의 아프리카 직접투자액은 매년 폭증을 거듭하고 있다. 2007년 중국이 아프리카의 인프라에 투자한 금액은 45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주요 8개국(G8)의 투자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중국은 차관과 상품 기술 및 인프라를 제공하고 석유 등 원자재를 받는 식으로 아프리카와 교류하고 있다. 중국 건국 초기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지 기치 아래 동맹국을 확보하는 이념적 접근에서 완전히 벗어나 철저히 실리 위주로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교류와 영향력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홍콩 야저우(亞洲)주간 등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특히 중국 자본 아래 저임금과 열악한 작업환경에 시달린다는 비판이 높다. 작년 중국인이 운영하는 잠비아의 구리광산에서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폭동이 일어났다. 수단 등에서는 중국인이 납치 살해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는 중국 저가제품으로 공업화 기반이 무너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앙골라와 콩고는 중국에서 들여온 차관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부패가 횡행하고 있다.
서방세계는 상대국 정권의 부패와 상관없이 사업적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중국의 불간섭 외교정책에 시비를 걸고 있다. 현재 중국은 독재정권인 수단, 짐바브웨의 가장 큰 무기 공급상이다. 수단에서 발생한 다르푸르 사태 때도 중국산 경화기가 주로 쓰였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무력지배가 아닌 간접지배 방식으로 아프리카를 신식민지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야저우주간은 전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류위(劉瑜) 박사는 “정치는 정치고 경제는 경제라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을뿐더러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