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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다큐 방영 中 TV 경영진 해임위기

입력 | 2009-08-31 02:59:00


북측 “어두운 면 강조” 항의
中, SMG 총재 등 소환조사

중국의 대표 미디어그룹이 7월 하순 북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가 북한 측의 분노로 경영진이 해임 위기에 처했다고 홍콩 언론이 전했다.

상하이(上海)에 본부를 둔 상하이미디어그룹(SMG) 산하 다큐멘터리전문 지스(紀實)채널은 6월 초 북한에서 촬영한 5부작 다큐멘터리 ‘현장목격 북한(直擊朝鮮·사진)’을 7월 20∼24일 매일 1부씩 상영했다.

▶본보 7월 24일자 A6면 참조
“평양 최고병원이 툭하면 전기 끊겨”

북한은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SMG가 북한 사회의 어두운 면을 강조했다”면서 외교채널로 중국 정부에 항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北京) 당국은 이달 초 리루이강(黎瑞剛) SMG 총재를 포함해 경영진과 간부진을 베이징으로 소환해 제작 및 방영 경위 등을 추궁하고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SMG는 13개 TV 채널과 11개 라디오 채널, 8종의 신문과 잡지를 발행하는 미디어그룹으로, 중국중앙(CC)TV 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SMG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는 최소한 다큐멘터리 채널 관련 경영진은 해임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문제로 삼은 내용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5부작 다큐멘터리는 편당 24분 분량으로 △38선 여행 △격정 아리랑 △수령의 품 △150일 전투 △신비의 ‘김 태양’ 등으로 핵실험 이후 북한의 어두운 실상을 다양한 각도로 담았다.

우상화와 “지상천국에 살고 있다”는 앵무새 같은 답변, 전기가 수시로 나가는 평양 최고 병원을 소개하는 등 북한의 형편없는 실상을 고발하고 비꼬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