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남 124 vs 여 2… 20대 기업 사외이사는 ‘금녀지대’

입력 | 2009-07-22 02:55:00


사외이사는 ‘금녀(禁女)지대’인가. 주주들의 다양한 권익을 대변하고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는 기능을 하는 사외이사가 극심한 남녀 성비 불균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3월 말 기준 시가총액 20대 기업의 사외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26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은 2명(1.6%)에 불과했다. 2년 반 전인 2006년 9월 말 기준 여성 사외이사 비율(3.0%·132명 중 4명)보다 더 줄어든 것이다.

사외이사 제도에서 여성의 소외 현상은 외국인 사외이사와 비교해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시가총액 10대 기업의 사외이사 66명 중 외국인은 7명(10.6%)이지만 여성은 1명(1.5%)에 그쳤다. 경제단체의 한 임원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화가 본격화하면서 외국인 사외이사 수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여성 사외이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낮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제계에서는 “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내이사의 절대 다수가 남성인 것은 여성 임원 수가 크게 부족한 현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사외이사조차도 남성 위주로만 구성되는 것에 대해서는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는 보통 외부 추천을 통해 선정하는데 추천 권한을 가진 남자들의 네트워크나 인맥 안에 여성 인재들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특히 “‘일하는 여성’은 계속 증가하는데 남성 중심의 사외이사는 여성들의 권익을 제대로 대변해주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