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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범죄 위반 2년새 5.5배로 늘었다

입력 | 2009-07-16 02:57:00


경찰청 단속현황 보고서

서울 중구 신당동에 사는 최모 씨(23)는 요즘 동네를 거닐다 자주 눈살을 찌푸린다. 집 근처 동대문시장을 중심으로 여기저기에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주점 등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거나 술 마시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도 많아 밤에 잠을 자기도 어렵다. 최 씨는 “남을 배려하고 공공질서를 지키는 모습이 갈수록 사라져 가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한국인의 기초질서 의식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경찰청이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에게 제출한 ‘경범죄 위반자 단속 현황’에 따르면 내국인의 경범죄 위반 건수는 2006년 29만493건에서 2007년 37만5973건, 2008년에는 162만4487건으로 2년 사이 5.5배로 증가했다. 교통신호 위반 등으로 적발된 건수는 이 기간에 72% 증가했다. 소란행위는 같은 기간 13배나 증가했고, 금연장소에서의 흡연도 8.3배로 늘었다.

또 △쓰레기 무단 투기는 48.8배 △노상방뇨는 41.3배 △광고물 무단부착은 10.9배로 각각 증가했다. 이로 인한 범칙금액은 2006년 15억7400만 원에서 20억3900만 원(2007년), 61억9500만 원(2008년)으로 크게 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속 횟수나 인원을 늘리지 않았는데도 적발 건수가 늘었다”며 “지난해부터 현장 근무하는 경찰관이 적발하는 대로 전산 입력하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계층 이념 등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공동체 의식 상실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다 정당한 사회적 권위마저 부정된 점 등을 경범죄 급증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위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면서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고 함부로 행동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질서, 법질서를 위반하지 않으려는 사회적 운동이 절실하다”며 “교육과 홍보 등을 통해 기초질서 위반이 작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등 다각적인 치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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