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55) 대통령이 그토록 원했던 반미(反美)의 꿈을 꺾었다.
베네수엘라는 전체 국민의 70%가 빈민. 세계최대 산유국 중 하나지만 석유가 초국적 자본에 잠식되면서 빈국이 됐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악마의 눈물’이라고 불렸던 석유산업을 두고 미국과 대립해 왔다.
베네수엘라는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메이저리거를 대거 불러들여, 적국(敵國)의 심장부에서 세계정상의 자리에 설 희망에 부풀었다.
결승에서 미국을 꺾는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시나리오였다.
차베스는 ‘약소국’ 베네수엘라가 ‘강대국’ 미국의 경제적 압력을 이길 수 있는 힘으로 연대와 단결을 꼽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야구강국’ 베네수엘라 패배의 원인은 조직력 붕괴에 있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