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참사 추모집회
서울경찰청장 “좌시 않을것”
주말인 7일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 추모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가 경찰관 10여 명을 집단 폭행하고, 경찰관의 신용카드를 빼앗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전담반을 편성하고 검거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시위에서 경찰관이 시위대에 폭행을 당한 적은 있었지만 시위대가 경찰관의 신용카드까지 빼앗아 사용한 적은 없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7일 오후 9시 10분경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마치고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으로 이동한 시위대 200여 명이 혜화서 소속 박모 경사(36)를 폭행하고 박 경사의 무전기와 지갑을 빼앗아갔다고 8일 밝혔다.
박 경사의 지갑에는 3개의 신용카드가 있었고 이 가운데 하나는 오후 9시 21분경 동대문역 인근 의류 매장에서 남성용 의류(15만4000원)를, 오후 9시 23분경 의류매장 옆 편의점에서 담배 10갑(2만5000원)을 구입하는 데 사용됐다.
경찰은 “편의점과 지하철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한 결과 신용카드로 담배를 구입한 50대 남성이 시위대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와 동대문역에서 내린 것을 확인했다”며 “박 경사를 폭행하고 지갑을 빼앗은 사람과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람이 동일 인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또 오후 9시 20분경 동대문역 인근 도로에서 경찰관과 의경 10명을 집단 폭행하는 등 이날 서울시내 곳곳에서 모두 16명의 경찰관을 폭행했다.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시위대가 근무 중인 경관을 납치 폭행하고 지갑을 강취한 것은 법치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사건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