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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학대-자살 상담 3년새 25배

입력 | 2009-02-19 02:58:00


■ 2005∼2008년 ‘청소년 고민상담 전화 1388’ 44만통 전수 분석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무엇일까. 부모는 자녀의 어떤 문제 때문에 가장 속상해할까.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청소년상담원이 국가청소년상담전화(1388)에 2005∼2008년 걸려온 72만6461통을 분석한 결과 학교폭력, 가출, 음주 등 ‘일탈비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의 학대에 대한 상담전화가 25.9배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청소년 문제를 24시간 상담할 수 있는 통로는 2005년 출범한 1388이 유일하다. 이번 분석은 단순 정보요청이나 잘못 걸린 전화를 뺀 44만2959통(61.0%)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37.6%는 청소년이, 62.4%는 부모나 교사가 건 전화였다. 여자가 57.5%로 남자보다 많았다. 》

학교폭력-가출-음주 등 일탈비행 상담 최다

2005년 ‘性’ 2006년 ‘학업’에서 관심 이동



▽고민상담, 4년간 7.1배 증가=전체 상담의 22.9%는 일탈비행이었다. 학업문제(20.2%), 가족문제(15.3%), 성문제(13.1%)가 뒤를 이었다.

연도별로 1위가 달랐다. 2005년에는 성문제(24.1%), 2006년에는 학업문제(22.9%)가 1위였다. 일탈비행은 2007년과 2008년 각각 1위에 올랐다. 청소년 고민이 성→학업→일탈비행으로 이동한 것.

고민 상담건수는 2005년 2만3451건에서 2008년 18만9837건으로 7.1배 늘었다. 인터넷 관련 고민 상담이 14.2배로 가장 많이 늘었고, 일탈비행(13.4%)이 뒤를 이었다.

오혜영 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팀장은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스트레스 강도가 매우 크다는 것을 느낀다”며 “청소년 문제가 훨씬 복잡해지면서 상담건수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의 자녀학대 상담 급증=정신건강과 관련된 고민상담은 10.2배나 늘었다. 특히 자살과 관련된 상담은 2005년 34건에서 2008년 895건으로 무려 25.3배 늘어났다. 충동과 조절을 억제하지 못해 상담을 해온 경우는 2005년과 2006년 한 건도 없었지만 2007년 462건에 이어 2008년에는 1284건으로 껑충 뛰었다.

상담전화 내용으로 본 가족 내 갈등 양상도 달라졌다. 2005년에는 부모가 서로 싸우는 것 때문에 상담하는 내용이 많았지만 2007년부터는 부모의 학대 문제를 상담하는 전화가 더 많았다. 부모의 학대 상담 전화는 2005년 77건에서 지난해 2070건으로 25.9배 증가했다.

성문제 상담의 19.9%는 성관계를 가진 뒤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내용이었다. 특이한 것은 4년간 상담건수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것.

이에 대해 오 팀장은 “요즘 아이들은 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도 성문제 상담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면상담 크게 부족=현재 1388은 전국 148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야간에는 16개 시도에서 운영 중이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구조요원이 파견된다.

그러나 평소에는 인력 부족으로 직원을 파견하지 못할 때가 더 많다. 상담원이 3∼6개월간 직접 집으로 찾아가 청소년의 고민을 들어주는 ‘청소년 동반자’ 프로그램은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전화상담은 많이 활성화됐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적극적으로 고민을 해결해 주는 정부 대책은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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