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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패션]봄처녀의 도발

입력 | 2009-01-16 02:58:00


《백화점 화장품 코너 메이크업 시연회도 그냥 지나쳤던 기자가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1층 포니 정 홀에서 진행된 화장품 브랜드 MAC의 ‘2009년 봄여름 메이크업 트렌드’ 발표회장을 찾았다.

메이크업 쇼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대학 입학 선물로 받았던 MAC의 블러시 제품이 갑자기 떠올랐다.

스무 살 대학 새내기의 발그레한 볼을 장밋빛으로 감싸줬던 블러시 제품은 당시 동갑내기 여대생들의 필수 아이템이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메이크업 쇼가 끝난 후 기자의 마음엔 벌써 봄이 찾아왔다.

출근 준비에 바쁜 아침, 기초 화장만 간신히 끝내고 회사로 향했던 기자도 올봄에는 장밋빛 볼 터치에 촉촉한 핑크 립글로스를 발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여자라면 10대 소녀든 50대 아줌마든 봄처녀가 되고픈 마음은 누구나 가지기 마련.》

블랙톤의 짙은 입술… ‘은빛 펄’ 반짝이는 눈… 태양빛 머금은 얼굴…

■ 올봄 메이크업 트렌드

아직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지만 화장품 브랜드는 곧 다가올 봄, 여심을 잡기 위해 한창 바쁜 때다. 뭇 남성들의 시선을 끌 MAC, 랑콤, 샤넬 등 3개 화장품 브랜드의 봄처녀 비밀 프로젝트를 들여다보자.

○ 빛의 향연

MAC이 이번에 내세운 콘셉트는 바로 빛. MAC코리아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변명숙 팀장은 “빛은 메이크업에서 너무 지루하거나 빈곤하지 않을 만큼 고급스러운 미니멀리즘을 구현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MAC에서는 파운데이션 제품이 가장 눈에 띈다. ‘스튜디오 스컬프트 SPF 15 파운데이션’을 MAC에서 백 스테이지 파운데이션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뉴욕, 런던, 파리 등 전 세계 패션쇼 백 스테이지에서 모델들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손끝에서 태어난 제품이라고 MAC은 전했다.

이 파운데이션은 제품명에 포함된 ‘조각’이라는 단어처럼 젊고 탄력 있어 보이는 피부를 연출해준다. 질감도 뛰어나 피부에 매끄럽게 발라진다. 몇 시간이 흐른 뒤에도 화장이 들뜨지 않아 Good! MAC 191 페인트 브러시로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피부에 밀착력 있게 표현되는 팁도 잊지 말아야 한다. ‘스튜디오 스컬프트 컨실러’는 젤 타입이라 피부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다.

아이 메이크업은 레드와 블론드, 브라운 3가지 색상으로 자신의 머리 색깔에 따라 연출할 수 있다. 메이크업에 관심이 없던 여성들도 쉽게 시도해볼 만한 색상이다. 어려 보이게 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마스카라는 최대한 눈썹을 바짝 치켜 세워 바르는 것이 포인트.

크림 쉰 립스틱과 립글로스는 크리미한 질감과 캔디처럼 달콤한 색상을 내세웠다. 봄여름 패션쇼 백 스테이지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색상은 바이올렛 라일락 컬러였다는 전언.

○ 클래식은 잊어라

이번 랑콤의 봄 컬렉션에서는 지난해 합류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론 드 메이의 대담한 터치감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블랙 바탕에 황금빛 장미 브랜드 로고로 대변되는 랑콤은 정갈한 클래식 화장품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올봄 랑콤은 기존의 틀을 깨버렸다. 제품 패키지에 황금빛 장미 대신 은빛 장미를 내세운 것처럼 펄감도 더해졌다.

아론 드 메이는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뉴질랜드 피하 지방의 바닷가 검은 모래 사장과 랑콤의 장미에서 영감을 얻어 독특한 메이크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랑콤이 명명한 이번 봄여름 콘셉트는 바로 핑크 이레버런스(Pink Irreverence), 장밋빛 도발!

랑콤은 올봄 여심을 사로잡을 색상으로 스파클링 블랙과 로즈 핑크를 내세웠다.

지난해에도 유행했던 스모키 톤의 아이 메이크업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트한 핑크 컬러와 피하 블랙의 ‘컬러 포커스 쿼드’, 펄감이 묻어나는 아이 라이너 ‘피하 스파클 라끄 라이너’ 이 두 가지 아이템만 있다면 메이크업 아티스트 못지않은 시머링 룩을 손쉽게 연출할 수 있다.

아침에 바른 립글로스가 1시간도 안돼 다 지워져 고민이라면 지속력이 6시간에 달한다는 립글로스 ‘라 라끄 피버’를 발라보자. 빛을 반사하는 펄감의 이 립글로스는 촉촉한 입술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이다.

○ 보헤미안 판타지

샤넬은 올봄 보헤미안의 자유분방함과 강렬함을 내세웠다. 샤넬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디렉터 피터 필립스는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집시의 자유와 열정이 담긴 춤, 그 이면에 숨은 어둠과 신비로움을 표현했다”고 말한다.

집시 여인의 짙은 입술처럼 샤넬은 이번 입술 메이크업을 ‘더스티 레드’라고 명명했다. 미량의 블랙 입자들이 섞인 레드 립스틱 ‘이드라바즈’는 약간 먼지가 탄 듯한 효과를 내며 모든 피부 톤에 어울린다.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맨 얼굴에도 립스틱 하나면 깔끔한 메이크업 효과를 볼 수 있다.

역시 눈에 띄는 건 립 팔레트 ‘레브르 시네 샤넬’이다. 샤넬 로고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립 팔레트의 특성을 살린 한정 수량 제품이다. 촉촉한 질감의 다섯 가지 립 컬러를 자유롭게 섞어 바른다면 관능적이면서도 여성스러운 입술을 표현할 수 있다.

강렬한 입술과 달리 아이 메이크업은 블랙 브라운, 누드 핑크, 소프트 실키 브라운 등 부드러운 색감의 섀도를 바르면 된다. 섀도의 단조로움을 보완하기 위해 눈썹 뼈 윗부분에 하이라이트를 주고 블랙이 섞인 바이올렛 색상의 섀도를 눈초리에 바른다.

아이섀도와 립스틱과 잘 어울리는 핑크 브라운 색상의 블러셔 ‘쥬 꽁뜨라스뜨’로 마무리해주면 거친 태양 빛에 발그레 상기된 피부 톤을 표현할 수 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