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여당 선거법 위반’ 판결 앞두고 유혈충돌 가능성
외국 관광객 24만여명 발 묶여… “곧 30만명 이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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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반정부 시위대의 방콕 공항 점거가 7일째 이어지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3개월 동안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있던 반정부 시위대 6000여 명이 청사를 떠나 수완니품 공항과 돈므앙 공항으로 집결해 총리 퇴진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결사항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친정부 시위대 헌재 봉쇄 움직임=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 잠롱 스리무앙 공동대표는 “(지난달 30일 폭발사고로 50여 명이 다치는 등) 정부청사가 더는 안전하지 않다”며 “회원들은 공항의 동료들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시위대 6000여 명이 트럭 등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고 집기와 텐트 등도 옮기고 있다고 현지 일간 네이션이 전했다. 정부청사에는 현재 시위대 수백 명이 남아 계속 농성 중이다.
반면 친정부 단체인 독재저항민주주의연합전선(UDD) 관계자 등 1만5000여 명은 이날 방콕 시청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이틀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특히 2일로 예정된 태국 헌법재판소의 연립 여당 선거법 위반 여부 판결을 앞두고 헌재를 봉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PAD 측과의 유혈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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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방콕 공항들이 폐쇄된 뒤 지금까지 24만여 명이 발이 묶인 것으로 추산된다. 시위대가 공항에서 물러나더라도 공항 설비와 보안장치 등을 점검하고 공항을 정상 가동하려면 1주일 이상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3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태국 정부는 발이 묶인 승객들의 숙소와 음식 제공 등에 매일 110만 달러(약 16억600만 원)를 쓰고 있지만 내년 관광객은 올해의 절반 수준인 600만∼7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방콕에 발이 묶여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수송하기 위해 1, 2일 각각 특별항공편 1대씩을 우따빠오 비행장으로 보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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