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고너 비 어 똥덩어리∼”
가수 비의 신곡 ‘레이니즘’을 압도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마에니즘(Maenism)’이죠. 최근 방영되는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인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주제곡으로 누리꾼들이 비의 신곡 레이니즘을 패러디해 만든 것입니다.
지난주 KBS2 ‘개그콘서트’에서는 그를 ‘싼마에’로 패러디한 코너 ‘악성 바이러스’까지 등장했습니다. 비록 드라마 속 주인공이지만 특유의 독설과 강한 눈빛, 카리스마는 장안의 화제입니다. 버벅거리는 아줌마 첼로 연주자에게 거침없이 날렸던 대사, “똥·덩·어·리”에 많은 여성들을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남자들은 궁금해합니다. 이들이 왜 ‘똥·덩·어·리’에 열광하는지, 바늘로 콕콕 찌르는 독설가가 도대체 뭐가 좋은지. 여기, 자칭 ‘강마에 사생파(사생활을 지키는 무리)’라는 4명의 여성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마에니즘은 무엇일까요.
“‘똥·덩·어·리’라는 말을 감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이 멋지지 않나요? 자기 라이벌이 후임 지휘자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서 녹차 잔에 담긴 티백을 씹었잖아요. 다 쓴 티백을 씹어서라도 향을 내겠다는 거죠. 무슨 일이 있어도 고개를 빳빳이 드는 카리스마…. 예술가는 지조가 있어야 해요.”(26세 음대생)
“‘니들(구성원)은 개야, 난 주인이고. 잔말 말고 시키는대로 짖어!’라는 강마에의 대사. 배려심도 없고 자기중심적이죠. 하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기 위해 쉴 새 없이 지휘 연습을 하는 노력파죠. 여기에 강아지 ‘토벤이’를 아끼는 감성적인 면까지…. 여자들은 ‘내유외강(內柔外剛)’형 남자에 끌린답니다.”(40세 교사)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전 요즘 유행을 따르지 않고 복고풍 정장을 즐겨 입는 그의 스타일이 좋아요. 갖출 건 갖춰야 한다는 완벽주의 성격 때문 아닐까요? 뭐니 뭐니 해도 완벽주의의 핵심은 베이지색 조끼죠. 꽉 끼는 조끼를 단추까지 잠글 때, 옆구리에 드러난 사선 세 줄, 정말 예술이죠.”(33세 의류회사 직원)
음…. 정도가 심각한데요. 그런데 저∼기 중년 아주머니는 왜 웃으세요?
“강마에든, 베토벤이든 다 필요 없다. 이게 다 잘생긴 김명민이 하는 거라 그렇다. 니들 남편이 ‘똥·덩·어·리’라고 외쳐봐라. 똥을 한 움큼 던지고 싶을걸. 꿈 깨, 어서∼.”(45세 주부)
김범석 산업부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