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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신에게 의례를 지낼때 사용한 ‘황금 꽃’

입력 | 2008-10-10 06:50:00


■ 크세르크세스가 새겨진 황금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에서 선보이는 대표적 황금 유물 중 하나인 ‘크세르크세스가 새겨진 황금잔’은 곡선이 아름다운 피알레(phiale)다. 피알레는 고대의 신이나 왕에게 의례를 행할 때 사용한 잔으로, 의례 때 뿔잔에 부은 음료나 술이 뿔잔 아래쪽에 난 구멍으로 흘러내리면 피알레로 받아마셨다.

이 황금잔은 바닥은 좁고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다. 잔 바깥쪽에 돋을새김 기법으로 조각한 여러 가닥의 꽃잎 모양 덕분에 활짝 핀 한 송이 ‘황금 꽃’을 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잔 입구엔 고대 페르시아어와 바빌로니아어, 엘람어 등 세 개의 고대 언어로 ‘크세르크세스 위대한 왕’이라고 새겨져 있다. 엘람 제국은 기원전 4000년∼기원전 3000년 이란 고원에 정착한 세력. 이 잔은 페르시아 최전성기 아케메네스 왕조(기원전 559년∼기원전 330년)의 유물로, 당시 아케메네스 왕조는 서아시아 일대를 정복했으면서도 정복지 민족의 문화를 존중해 이처럼 3개의 언어를 함께 사용했다.

‘크세르크세스’는 아케메네스 왕조의 왕인 크세르크세스 1세(기원전 519년경∼기원전 465년)이다. 페르시아의 위대한 왕으로 불리는 다리우스 1세의 아들인 크세르크세스 1세는 아버지에 이어 페르시아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 황금잔은 크세르크세스 1세를 위한 의식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구박물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수 토요일 오전 9시∼오후 9시, 공휴일 오전 9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어른 1만 원, 학생 9000원, 어린이 8000원. 1688-0577, www.persia2008.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