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마침내 전무후무한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28일 잠실에서 두산을 잡고 5위 한화의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997년부터 올해까지 거듭 ‘가을잔치’에 나서게 됐다. 삼성은 이로써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올해까지 총 22차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됐다(삼성의 전·후기 통합우승 연도인 1985년 제외).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명문 구단의 명예와 전통을 잇는데 성공했지만 올 한해 삼성이 걸어온 길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또 남은 준플레이오프를 비롯한 포스트시즌 전망도 그다지 밝지는 않다.
○삼성&선동열, 역사를 쓰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사령탑에 취임한 2005년부터 4년 내리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취임 첫 해부터 4년 연속 가을잔치 참가는 역대 최장이다. 선수 시절의 화려한 명성에 걸맞게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현역 사령탑으로는 한국시리즈 최다우승기록(4회)을 보유중인 LG 김재박 감독도 현대 시절인 1996년 창단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키는 수완을 발휘했지만 이듬해에는 6위로 미끄러졌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우승(10회)에 빛나는 김응룡 감독(현 삼성 사장)도 1983년 해태 사령탑 첫해 전기리그 우승 후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지만 이듬해에는 전기 5위·후기 3위로 무너졌다.
아울러 삼성은 1983년과 1994-1996년 등 4년을 빼곤 줄곧 가을잔치에 참가하게 됐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3차례(2002년·2005-2006년)뿐이었지만 가을잔치의 단골로 27년 한국프로야구사와 함께 호흡했다고 볼 수 있는 족적이다.
○세대교체, 삼성 더 강해질까?
3월 29일 개막전 당시와 9월 28일 현재의 1군 엔트리를 비교하면 올해 삼성이 얼마나 숱한 시련과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심타선에 포진했던 심정수와 제이콥 크루즈는 각각 무릎 수술과 부진으로 5월 말 잇달아 전열에서 이탈했다. 웨스 오버뮬러-톰 션-존 에니스로 이어진 용병 투수들의 부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 까닭에 선 감독 부임 후 ‘투수왕국’으로 탈바꿈한 삼성이지만 올해는 이날까지 두자리 승수를 올린 선발투수가 아무도 없다. 또 전통적으로 ‘대포군단’의 이미지가 강한 삼성 타선에서 올해 최다 홈런의 주역은 이날까지 19개의 최형우다.
그러나 희망의 씨앗도 뿌린 한해였다. 자연스럽게든, 인위적으로든 2008년은 삼성이 전면적인 세대교체에 나선 해였다. 아직은 서툰 구석도 있지만 뉴 에이스 윤성환과 지난해 2군 홈런왕 출신의 박석민과 최형우는 올해 삼성 전력의 구심점으로 포스트시즌행을 이끌었다. 내년 이후 뉴 삼성은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일지도 모른다.
잠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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