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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Before&After]부천 예손병원 수부센터

입력 | 2008-09-17 03:02:00


수년째 저릿저릿 손저림? 10분 수술이면 말끔∼

증상 가벼울땐 약물 등으로 호전… 방치할수록 수술후 회복기간 길어질수도

주부 이순임(58·서울 양천구 신월동) 씨는 수년 전부터 지속되던 손저림이 최근 심해져 밤에 자다가 깨는 일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생기는 혈액순환 장애 정도로 생각하고 그냥 넘겼다. 그러나 저림증과 마비되는 느낌이 갈수록 심해져 설거지를 하거나 행주를 빠는 간단한 부엌일조차 하기 힘들어졌다. 이 씨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지정한 손 질환 전문 병원인 경기 부천시 예손병원 수부센터를 찾았다.

김진호 예손병원 원장은 이 씨에게 근전도, 초음파 등의 검사를 한 결과 ‘수근관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흔히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불리는 질환으로 손끝으로 가는 신경이 손목에서 눌려 저림이나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씨는 수년 이상 증상을 방치해 근육의 힘이 많이 떨어졌고 젓가락질 등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마비가 심했다.

○ 손으로 잡고 쥐는 기능이 약해진다

손목에는 여러 개의 힘줄과 신경들이 지나가는 터널(통로)이 있다. 이 터널이 나이가 들거나, 반복적인 손목 사용 등으로 인대가 두꺼워지면 신경을 압박해 손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바이올린 연주가, 이발사, 운전사, 컴퓨터 사용자 등 직업적으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오랜 기간 가사를 해온 중년 여성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주로 엄지, 둘째, 셋째 손가락이 저리거나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이 잘 맞닿지 않으면 이 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 저절로 생기는 증상으로 여기거나 혈액순환 이상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근전도, 초음파 검사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김 원장은 “초기에는 일상생활에 큰 부담이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시간이 갈수록 물건을 잡아도 감촉을 못 느끼고 잠에서 깰 정도로 증상이 심해진다”며 “장기간 방치할수록 엄지 뿌리근육이 약해져 집거나 쥐는 기능이 크게 저하된다”고 말했다.

○ 수술 10분 내외로 간단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이 가벼울 때는 약물이나 부목, 주사치료 등 비수술 요법으로 호전시킬 수 있다.

이 씨처럼 장기간 방치해 잠에서 깰 정도로 저림증과 마비가 심할 때, 또는 원인이 명확한 때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손목터널 중 인대가 누르고 있는 부위를 작게 절개해 신경을 압박하는 손목인대를 끊어 손저림의 원인을 제거한다. 수술 흉터를 줄이기 위해 관절경이나 특수한 수술용 칼을 이용하기도 한다.

10분 내외의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2주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 후 1, 2개월은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손에 무리가 가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씨는 “수술 전 긴장을 많이 했는데 수술이 생각보다 짧고 간단했다”며 “저림증과 마비 증세가 많이 나아졌으며 크게 불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증상 오래 방치하면 회복 속도 느려

수술 후 손이 저리는 증상은 없어지지만 감각과 엄지 뿌리 부위의 근력은 즉시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증상을 오래 방치했다면 6∼12개월 회복 기간이 걸릴 수 있다. 엄지 근육이 심하게 위축되었다면 힘줄을 옮겨주는 다른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증상을 오래 방치할수록 신경이나 근력 회복 속도는 더디다.

밤에 손이 저려서 깰 정도라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손저림 치료를 위해 인대를 제거한다고 해서 손목을 움직이거나 활동하는 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수술 후 수년이 지나도 기능에는 문제가 없고 재발도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수술 후에는 손 근육을 이완하는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팔을 수평으로 뻗고 손가락을 아래로 당기거나 손등을 아래로 당기는 스트레칭을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나이 들어서 그러려니?▼

손저림 원인 다양… 심하면 목디스크일수도

손저림 증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정확한 원인을 알고 치료해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엄지, 둘째, 셋째 손가락이 주로 저릴 때 의심해볼 수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5배 정도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이 주로 저리다면 팔꿈치 쪽의 신경압박이 원인인 ‘주관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목디스크가 생겨도 손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목에서 팔로 내려오는 신경이 디스크(추간판)에 눌려 팔과 손이 저리게 되는 것.

목디스크 환자의 초기 증상은 목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오며 손이 저린 현상이 동반된다. 목에서 시작해 어깨, 손끝으로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며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저리는 정도가 다르다. 목을 앞으로 숙일 때 신경압박이 가장 심해 저림증도 심하게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목디스크와 손목터널증후군이 동시에 생겨 척추와 손목이 동시에 압박을 받는 이중압박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는 어느 한 부위만 치료해서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일부만 개선된다.

흔하지는 않지만 잘못된 자세를 오래 유지할 때 목, 어깨, 허리, 등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는 근막동통증후군도 손저림을 유발한다.

손저림은 주로 신경압박이나 디스크가 원인이 되지만 간혹 중풍이나 뇌중풍(뇌졸중)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때는 주로 한쪽 손에만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고 같은 쪽 입 주위도 저린 증상이 생긴다.

이 밖에도 손저림은 당뇨병, 류머티즘관절염, 대사성질환, 종양 등과도 관련이 있다.

손저림은 가볍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에서부터 큰 수술이 필요한 질환, 방치할 경우 위험한 질환까지 다양하므로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김진호 예손병원 원장, 이광석 바른세상병원 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