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입자가속기 양성자 빔 발사 성공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혀 줄 신(神)의 입자 ‘힉스(Higgs)’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10일 오전 9시 반(한국 시간 오후 4시 반)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지대 지하에 설치된 사상 최대의 입자가속기(LHC·Large Hadron Collider)에 첫 양성자 빔을 발사함으로써 금세기 최대의 과학 실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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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C의 목표는 인류가 입자 중에서 유일하게 확인하지 못한 힉스를 찾는 것. 힉스는 물체에 질량을 주는 입자로 우주가 탄생하던 빅뱅 당시에는 입자로 존재했지만 지금은 물질 속에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가속기를 통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갖게 될 양성자가 충돌하면 숨겨진 힉스가 튀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HC 가동에 앞서 일부 과학자는 양성자 충돌의 부산물로 미니 블랙홀이 발생해 지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CERN은 이를 ‘난센스’라며 무시했다.
CERN은 스티븐 호킹 박사 등 세계 물리학계의 거장들로부터 실험은 절대 안전하며 그 같은 우려에 신경 쓰지 말고 실험해도 좋다는 보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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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질리스 CERN 대변인은 “우리는 오늘 작게 시작한다”며 “첫 목표는 발사된 양성자 빔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원형 터널을 한 바퀴 돌게 만드는 것이고, 이것이 성공하면 시계 방향으로 양성자 빔을 보내는 실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힉스의 존재에 대해 회의적인 호킹 박사는 힉스 입자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데 100달러를 걸었다. 그러나 그는 “LHC가 무엇을 발견하든, 또는 발견하지 못하든 그 결과는 우주의 구조에 관해 많은 것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