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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탄 자메이카 ‘DNA’ 덕분?…육상 남녀100m 석권 3대 비밀

입력 | 2008-08-19 08:58:00


16일 ‘썬더볼트’ 우사인 볼트가 9초69의 세계기록 및 올림픽 기록을 작성하며 남자 100m를 우승한 데 이어 17일에는 셸리 안 프레이저가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78로 정상을 밟았다. 셰런 심슨과 케런 스튜어트는 정밀사진판독 결과 똑같이 10초98을 찍어 공동 은메달을 수상했다. 이들 네명 가슴에는 똑같이 자메이카 국기가 걸려있었다.

육상 남여 100m를 석권한 ‘자메이카 단거리 육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여자 100m 결승에선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3위까지 싹쓸이했다. 육상의 꽃이라는 100m ‘총알 레이스’에서 전통적인 강국인 미국을 따돌리고 남녀 모두 왕관을 차지한 ‘자메이카의 힘’을 분석해본다.

○ 타고난 몸=유전자 액티넨A

킹스턴 공대 에롤 모리슨 교수가 최근 영국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자메이카 출신 스프린터 근육에는 액티넨 A라는 특이한 유전자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 글래스고대학과 서인도대학의 2년전 공동조사에서도 이것과 똑같은 주장이 있었다.

액티넨A는 근육 수축과 이완을 빨리 일으키는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운동생리학에서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빠르면 빠를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스타트가 늦었던 볼트가 출발 10m 이후 폭발적인 스피드를 낼 수 있었던 게 그 덕분이라는 이야기다.

○ 과학적 연구와 지원

자메이카 공대는 보통 공대와 달리 세계적인 스프린터를 육성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학교 기반 자체가 육상학교에서 출발했다. 볼트를 비롯해 9초74로 종전 세계기록 보유자인 아사파 파월, 여자100m에서 공동 은메달을 수상한 셰런 심슨 등이 이 대학 소속 또는 출신이다.

자메이카 공대를 ‘스프린터 산실’로 만든 이는 데니스 존슨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유학을 한 그는 미국식 선진 기법으로 후배들을 가르쳤다. 자신의 육상 프로그램을 모태로 수도 킹스턴에 2년제 전문 대학을 세웠고 이는 현재 280여명 선수들을 집중 육성하는 4년제 자메이카 공대로 성장했다. 이 대학은 경기력 향상팀, 육상 클럽 등을 운영해 유망주들을 일찍 발굴한 뒤 집중지도하고 각종 대회에 출전시킨다.

○ 특산물 참마

볼트의 아버지는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자메이카 특산물인 참마의 놀라운 힘을 거론했다. 참마는 녹말과 당분, 비타민이 많고 자양강장에 좋은 식물. 자메이카인들은 참마를 비롯한 뿌리식물을 즐겨 먹고 이런 식단이 육상선수들의 스피드를 배가시키는 데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티오피아 장거리스타들이 ‘테프’를 먹고 힘을 내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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