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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오발탄’이 남편이었어?…사격 에몬스 러브스토리 화제

입력 | 2008-08-11 08:58:00


9일 베이징올림픽사격경기장 한 복판에서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격렬한 포옹과 키스를 나누던 커플이 있었다.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우승한 카트리나 에몬스(25·체코)와 미 사격대표 매튜 에몬스(27·미국)였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대형 스크린에 클로즈업 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마치 한 편 멜로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보는 듯했다. 국경을 넘은 이들 커플의 사랑과 파이팅은 실시간으로 퍼져나가 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카트리나는 “이제 내 일의 절반이 끝났다. 이제 매튜의 차례”라며 남편의 선전을 기원했다. 매튜 에몬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사격 2관왕을 노리는 미국의 간판 사격대표선수이다.

매튜에게는 잊지 못할 악몽이 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50m 소총 3자세 경기에서 매튜는 마지막 사격을 다른 선수의 표적에 맞히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국제적인 화제가 되었던 불운의 스타.

당시 50m 소총복사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매튜는 50m 소총 3자세에 출전해 2관왕을 노리고 있었다. 본선 ‘엎드려 쏴’ ‘서서 쏴’ ‘무릎 쏴’ 경기에서 1169점으로 중국의 지아장보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오른 에몬스는 드디어 6발째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1위에 올랐다. 9발에서 10.0을 명중시켜 지아장보를 3.0차로 떼놓은 상황. 금메달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매튜가 마지막 한 발을 장전해 발사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자신의 전광판에서만 점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매튜는 “분명이 격발했다”며 심판진을 쳐다봤고, 판정 결과 2번 사로에서 사격한 매튜가 3번 레인의 크리스티안 플라너(오스트리아)의 표적에 대고 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최종 사격이 0점 처리되며 매튜는 8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당시 카트리나는 이 경기의 방송해설자였다. 카트리나가 상심에 빠진 매튜를 위로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서서히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고, 대서양을 넘나드는 이들의 애정은 지난해 5월 결혼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들 부부는 이번 올림픽을 대비해 미국 콜로라도에서 함께 맹훈련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남편 매튜 에몬스는 남자권총 10m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진종오가 나서는 남자 50m 사격경기에 미국대표로 출전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