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중국이니까 가능한 사실상의 ‘올림픽 계엄’이다. 앞으로 두 달 동안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베이징(北京)의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중국 정부와 베이징 시가 ‘올림픽 특별기간(7월 20일∼9월 20일)’을 맞아 교통, 환경, 안전 등에 관한 갖가지 규제와 조치를 쏟아놓으면서 일반 시민은 물론 지도층 인사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전하게 올림픽을 치르고 ‘환경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씻는 데 필요한 조치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일상생활과 각종 업무에 제약이 너무 많아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 비자 제한 - 선수 정치망명 불허 통제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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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봉쇄…영향 일파만파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은 외국은 물론 중국 내 다른 지역과도 단절되다시피 한 모습이다. 외국인의 비자 발급이 제한될 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 들어오는 차량과 사람의 통제도 20일 올림픽 특별기간이 시작되면서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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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을 운반하는 화물차는 엄격한 배기가스 배출 기준과 농수산 화물의 위생 검역기준 강화 때문에 베이징 진입이 크게 줄었다.
20일 베이징 수도사범대에는 미국의 올림픽 대표단 400명이 8월 30일까지 일부 숙소와 체육관 등을 빌려 입주했다. 이에 따라 이 대학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일절 금지됐다. 특히 대학 내에서도 미국 팀이 임차한 지역인 ‘봉쇄구(封鎖區)’는 대학 관계자까지도 출입이 금지됐다.
대표적인 국책 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의 한 연구원은 “20일 오전에야 출입증을 만들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당분간은 연구 목적이라도 다른 기관이나 연구소를 갈 수 없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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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시는 20일부터 승용차 2부제(홀짝제)를 실시했다. 첫날 베이징 시내는 차량 운행이 줄어 한산했다. 교통 당국은 차량 운행이 하루 200만 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400만 명가량의 승객이 대중교통으로 몰릴 것이 예상돼 ‘콩나물 시내버스와 지하철’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단, 0시부터 오전 3시까지는 2부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시내 23개 구간에서 시행되는 올림픽 전용차로 위반 차량은 200위안(약 3만 원)의 과태료를 문다. 경찰의 주행 중지 명령을 듣지 않다가 적발되면 1800위안까지 과태료가 높아지고 구류에 처해질 수도 있다.
서우두(首都) 공항에서는 승객은 물론 모든 출입자를 대상으로 안전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탑승 수속 시간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기간에는 또 호텔 여관은 물론 사우나 등에서 숙박을 할 때도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는 규정이 더 엄격히 적용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