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드중
◇낭만 카투니스트 유쾌한 프랑스를 선물하다/황중환 지음/283쪽·1만3000원·동아일보사
39세 샐러리맨, 아이 둘 딸린 가장이 20박 21일 동안 프랑스로 가족여행 떠나는 방법은? 사표와 항공권을 맞바꾸지 않는 이상 한국에선 없다. 하지만 신문사 만화가로 근무 중인 저자는 해냈다.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다. 회사는 ‘선례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딱히 선례 없는 인생을 살아온’ 황 씨. 본보에 연재 중인 만화 ‘386c’ 한구석에 애교 섞인 불만을 적어놓았고 결국 허락을 받아내는 ‘선례’를 남긴다.
여행의 시작부터 비범한 이 책은 네 식구의 ‘좌충우돌 막무가내 프랑스 여행기’다. 쥐색 푸조 407을 빌려 타고 파리의 푸앵제로에서 바르비종 프로방스 칸 니스 모나코 사를라까지 달렸다.
미리 알려두자면 멋들어진 사진과 괜한 감상에 젖은 글은 없다. 대신 열세 살, 일곱 살 두 아들, 평범한 주부, 만화가의 눈으로 본 프랑스의 맨얼굴이 있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의 무대에서 똥을 누는 큰아이의 모습, 프로방스 밤하늘을 보며 구수한 김치찌개 끓여 먹던 네 식구의 모습이 유쾌하게 두 컷 만화에 담겼다.
여기에 알아두면 유용하게 쓰일 여행 팁들이 책 구석구석에 적혀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말 안 통하는 식당에서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는 방법. ‘음메∼’ 한 다음 빈 종이에 소와 스테이크를 그린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