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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술이 좋은 음식으로 대접받는 풍토 만들어지면…”

입력 | 2008-06-06 20:49:00


"좋은 술이 좋은 음식으로 대접받는 풍토가 만들어지면 전통주 시장도 활성화될 것입니다."

최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배중호(55·사진) 국순당 사장은 전통주 시장의 부진에 대해 "소주가 저도(低度)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가격부담 없이 쉽게 취할 수 있는 술이 나오면서 값비싼 전통주가 홀대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배 사장은 "하지만 소비자들이 술을 하나의 음식으로 바라본다면 이런 경향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와인의 약진에 대해 "오히려 전통주 시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요리와 함께 즐기는 서구의 와인문화가 한국에서 전통주를 즐겨온 방식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술은 집집마다 담가 제사상에 쓰거나 손님에게 내놓던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술이 싼 값에 대량생산되면서 이런 전통은 사라지고 술이 단지 '취하는 수단'으로 취급받게 됐습니다."

배 사장은 "전통주 시장이 살아나려면 좋은 술이 다양하게 개발돼 음식의 하나로 대접받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양조 전용 쌀인 설갱미를 좋은 기회로 내다봤다. 농촌진흥청이 품종을 개량해 만든 설갱미는 잘 부서지고 단백질 함량이 적어 발효가 잘 되고 술을 담그면 잡맛이 적다.

그는 "올해 농가와의 계약 재배로 2500t의 설갱미를 확보하기로 했다"며 "내년에는 이 쌀을 이용한 새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