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김효석 원내대표(가운데)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는 교육 자율화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 등을 논의했다. 안철민 기자
■ 7월 전대 앞두고 물밑싸움
호남 vs 非호남… 열린우리 vs 非열린우리… 집단지도체제 vs 단일체제
지역대결 구도에 孫-鄭-친노계파까지 얽혀
지도체제 싸고도 의견 갈려 합종연횡 혼전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합민주당 내 각 계파의 당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 수도권, 충북 등 지역 세력과 더불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계열, 손학규 대표 계열, 옛 민주당 계열, 시민사회계열, 친노(親盧·친노무현) 계열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
여기에 당권 및 원내대표를 노리는 중진 의원들이 계파를 떠나 가세하면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물밑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크게 ‘열린우리당 대 비(非)열린우리당’ 전선이 형성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력 당권 주자로 떠오른 정세균 의원을 지난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바 있는 김한길 의원 그룹과 박상천 대표 등 옛 민주당 계열이 공격하는 형국.
비열린우리당 계열은 지난해 대선, 올해 총선 패배가 ‘열린우리당 색깔’을 빼지 못한 데 있으며 이는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당 의장이었던 정 의원 탓이 크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계열도 심정적으로 여기에 동조하면서 차기 당 대표로 옛 민주당 출신인 추미애 전 의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상천 대표 등이 추 전 의원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어 결과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호남 대 비호남’의 대립각도 점차 커지고 있다.
수도권, 충북 지역 의원들은 “당이 호남당으로 전락해서는 미래가 없다”면서 ‘탈(脫)호남’을 요구하고 있다.
수도권, 충북 세력은 호남에 비해 수는 적지만 비교적 단일 대오를 이루는 반면 호남은 정세균 최인기 김효석 박주선 이강래 의원 등이 당 대표 및 원내대표를 노리고 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호남 세력인 옛 민주계 내부도 계산이 복잡하다.
전대 출마를 고민 중인 김효석 원내대표, 최인기 정책위의장 주변에서는 “박상천 대표와 함께 묶일 경우 당 내 소수세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안희정 씨 등 친노 계열도 30일 회동해 전당대회 등 향후 진로에 대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지도 체제를 둘러싼 견해차도 대립을 부르고 있다.
송영길 의원, 김민석 최고위원 등 수도권 출신들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단일성 지도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반면 옛 열린우리당의 핵심계파였던 김근태 의원 계열과 일부 원외 인사들은 1위 득표자가 대표가 되고 나머지는 최고위원이 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를 희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당 대표를 따로 뽑되 최고위원회를 심의기구에서 의결기구로 격상시키는 ‘절충형 지도체제’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