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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 투자 많은 예일대, 위험 없는 운용으로 고수익”

입력 | 2008-04-30 03:00:00

찰스 엘리스 예일대 기금투자위원회 위원장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일대는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도록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예일대는 지난해 28%의 기금 운용 수익률을 올렸다. 김경제 기자


작년 수익률 28% 찰스 엘리스 예일대 기금투자위원장 인터뷰

‘2007년 투자수익률 28%, 최근 10년 평균 투자수익률 17.8%, 최근 20년 평균 투자수익률 15.6%.’

연간 225억 달러(약 22조5000억 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미국 예일대 기금투자위원회의 투자 실적이다. 한국 사립대학들의 연간 투자수익률이 평균 5.6%였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찰스 엘리스 예일대 기금투자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예일대의 투자전략과 기금운용 노하우를 들어봤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개최한 자산배분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 리스크 줄이는 게 고수익 비결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지만 위험(리스크) 없이 운용하는 것이 높은 수익률의 비결입니다.”

엘리스 위원장은 예일대가 지난해 미국 3000여 대학 중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단 몇 %포인트라도 수익률을 더 올리기 위해 남들이 두려워하는 곳에도 투자하지만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사전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투자 분야에 대한 전문성 △글로벌 네트워크 △우수한 펀드매니저를 꼽았다.

엘리스 위원장은 “예일대 기금투자위원회보다 대학기금 투자를 더 많이 아는 곳은 없다”고 단언하면서 “세계 각국에 퍼진 비범한(remarkable) 네트워크를 활용해 남들보다 먼저 정확한 투자정보를 입수한다”고 설명했다.

기금운용을 맡은 펀드매니저 개개인의 실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예일대 기금투자위원회에는 100명이 넘는 펀드매니저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위험회피-방어투자 전략’에 충실한 동시에 근면하고 똑똑한 펀드매니저를 고용한다”고 말했다.

또 엘리스 위원장은 “외부에서는 예일대의 투자전략이 ‘리스키(risky)’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런 온갖 노력이 집약된 예일대의 투자전략은 오히려 ‘방어적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실물자산 사모펀드 해외주식에 투자 많아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예일대는 전체 기금 중 가장 많은 비중(27.1%)을 석유 목재 등 실물자산에 투자했다. 이 밖에 사모펀드(18.7%), 미국 주식(11%), 해외 주식(14.1%) 등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기금의 상당 부분을 투자했다.

고정수익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자산에는 23.3%, 채권에는 4%를 투자하는 데 그쳤다. 올해에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사모펀드, 실물자산,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을 더 높일 예정이다.

엘리스 위원장은 “아시아 시장이 매력적이라 주식의 많은 부분을 이 지역에 투자했다”며 “이름을 대면 알 만한 한국 기업들의 주식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인들은 똑똑하고 근면하며 열의가 대단해 흥미로운 파트너”라며 “내 아들 2명도 아시아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하는 것은 확실하나 침체 폭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글로벌 신용위기는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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