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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국민영웅 박태환, 이언 소프의 벽을 넘는다

입력 | 2008-04-30 02:59:00


노민상 감독, 올림픽 금메달 현실화 위해 4단계 100일 훈련 돌입

사상 첫 올림픽 수영 금메달. 꿈만은 아니다.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란 걸출한 스타가 나왔고 그를 13년째 지도하고 있는 노민상(52) 감독이 있다. 21일 끝난 제80회 동아수영대회에서 아시아 기록을 2개나 세운 박태환의 남은 100일간 금메달 로드맵을 살펴본다.

박태환이 동아수영대회에서 세운 자유형 400m 아시아 기록은 3분 43초 59. 올 시즌 최고인 그랜트 해킷(호주)의 기록은 3분 43초 15로 0.44초 차다. 박태환이 금메달을 노리려면 세계 기록(3분 40초 08·이언 소프)에 근접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하루 1만6000m가 넘는 수중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의 강행군을 해야 한다. 노 감독과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박태환이 지치지 않게 하기 위해 기초 지구력기와 전문 지구력기, 스피드기, 조정기의 4단계로 나눈 뒤 각 단계를 주 및 일별로 다시 쪼개 ‘약-중간강-약-강-약’ 주기화 훈련을 만들었다. 지구력 훈련 때는 훈련량을 늘리고 강도를 줄이고 스피드 훈련 때는 강도를 높이는 대신 훈련량을 줄여 회복을 돕는다.

동아수영대회 뒤 휴가를 마치고 25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 박태환은 남은 100일을 기준으로 4단계 훈련에 들어간다. 초반 2주간은 기초 지구력을 키우는 데 몸을 만드는 기간이다. 그리고 전문 지구력기(4주), 스피드기(6주)에서 몸을 끌어올려 마지막 조정기(3주)에 컨디션을 조절하고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 조정기 전까지는 주 3회의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스포츠센터 지도부장이었던 노 감독은 1996년 박태환을 처음 만났다. 도성초등학교 1학년인 코흘리개가 왔는데 첫눈에 띄었다. 1년간 지켜본 뒤 2학년 때부터 본격 지도했다. 보통 소년체전을 4학년이 넘어서 나가는데 박태환은 3학년 때 자유형과 접영에서 서울시 대표가 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박태환이 자질을 타고 난 데다 다년간 유망주를 지도하며 물 타는 법을 잘 아는 노 감독의 지도가 결합했다. 수영선수에겐 물을 자연스럽게 타고 나가는 능력이 중요한데 박태환은 이 능력에선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의 저항을 덜 받으면서 물살을 타듯 나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박태환은 노 감독의 지도를 받아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3관왕과 최우수선수에 올랐지만 대회 직후 그와 결별했다. 개인 훈련 전담팀을 만들어 체계적인 훈련을 하기로 한 것이다. 박태환은 노 감독을 떠난 뒤로도 승승장구 했다. 지난해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에선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200m에서도 아시아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말 전담팀과 갈등을 빚는 등 우여곡절 끝에 2월말 노 감독의 품으로 돌아왔다. 박태환은 노 감독을 믿고 훈련에 전념했고 50여일 만에 동아수영대회에서 아시아 기록 2개를 세우며 다시 금메달 유망주로 돌아왔다.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50일여 만에 아시아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박태환의 천재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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