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앙정보국(CIA)은 24일(현지 시간) 북핵 6자회담의 북한 대표단 참가 인사와 시리아 원자력 위원회 인사가 함께 있는 사진을 비롯해 북한이 시리아의 비밀 핵 개발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미 의회에 브리핑했다.
CIA가 이날 이른바 ‘결정적 물증’이라며 제시한 정보에 포함된 사진 속의 인물은 영변 핵연료제조공장 책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지난해 9월 폭격한 시리아 북동부 핵 시설은 2001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해 가동 직전 단계였으며 북한은 1997년부터 시리아와 협력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은 과거의 일이며 현재는 협력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 미 당국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사실이 공개됨에 따라 미 행정부 내 강경파와 의회 일각,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은 북한이 신고할 핵 프로그램의 검증 문제에 대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플루토늄 관련 사안에 대한 논의도 상당한 진전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이 조만간 신고서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측에 제출하고 5월에는 핵 신고 문제를 마무리 지어 핵 폐기 단계를 준비하기 위한 6자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미 국무부 존 루드 차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에게 시리아 핵 개발 문제에 대해 브리핑했으며 IAEA가 이 문제를 조사하기를 기대한다고 미 관리는 전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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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