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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1월 李당선인측에 회동제의

입력 | 2008-03-05 02:58:00


李 “목적 뚜렷하지 않다” 거절

구체적 의제 요청에 당국자 접촉시도 중단

北, 1월말 경협회의 돌연 연기로 대응한듯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1월 중순 북한으로부터 당국자 간 회동 제의를 받았지만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실상 거절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4일 “당시 북측은 국가정보원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취임 전 ‘책임 있는 양측 관계자들이 만나자’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그러나 이 대통령은 ‘회동의 구체적인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며 회동 목적을 정확히 밝혀달라고 북측에 요구했고 북측은 결국 접촉 시도를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당시 북측의 회동 제안에 대해 “왜 만나자고 하느냐”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등 목적을 꼼꼼히 따졌고, 이에 대해 북측은 “그렇다면 일단 취임한 뒤에 보자”며 접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북측의 접촉 요구에 대해 “이 대통령의 대북관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1월 21일 “북측이 1월 22, 23일 개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산하 철도협력분과위 1차 회의를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북측은 최근에는 남측 민간지원단체의 금강산 개성지역 방문 ‘잠정 중단’을 통보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의 이 같은 태도가 1월 중순 접촉 요구가 불발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접촉 불발에 대한 ‘대응조치’라는 얘기다.

당시 이 대통령 주변에서는 자칫 남북관계에 영향을 줄까봐 ‘접촉 불발’ 사실을 극비에 부쳤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기자회견이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해 ‘남북 모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형식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회담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국내정치용’이나 ‘보여주기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이 1월 중순 목적이 불분명한 북측의 회동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