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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사실상 마감… 의원들 ‘입법 성적표’

입력 | 2008-03-03 03:00:00

17대 국회에서 의원발의 법률안의 1인당 처리 건수는 평균 10.9건으로 분석됐다. 이는 15대 3.8건과 16대 7.0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3월부터는 총선 체제로 들어감에 따라 남은 법률안의 국회 통과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사무처 직원이 지난달 국회 법사위 직전 법안 서류를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법안 발의, 5명중 1명은 한해 평균 1건도 안해

한승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끝으로 사실상 활동을 마감한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법률안을 143건 발의해 299명의 의원 중 최다 발의자로 기록됐다.

17대 국회의원 299명이 4년 동안 발의한 법률안은 모두 6345건으로 1인 평균 21.2건을 제출했다. 국회의원 한 명이 1건의 법률안을 제출하는 데 평균 68일이 걸린 셈이다.

○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들 입법 활동 왕성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 의안 통계에 따르면 법률안 대표 발의를 기준으로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90건의 법률안을 발의했고 엄호성(82건) 이성구(75건) 김석준(73건) 박찬숙(72건) 정성호(66건) 이계경(61건) 이성권(57건) 의원 등의 순이었다.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에 임명돼 최근 의원직을 사퇴한 박재완 전 의원은 74건을 제출했다. 상위 10명 중 한나라당 소속이 9명이고 통합민주당이 1명(정성호)이다.

최다 법률안 발의자인 안명옥 의원을 비롯해 이성구 박찬숙 이계경 의원 등 한나라당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이 4명이나 법률안 제출 상위 10명에 포함됐다. 박재완 전 의원까지 포함하면 5명이다.

○ 선수 높아질수록 발의 법안 줄어

의원 임기 4년 동안 월평균 1건 이상, 총 48건 이상의 법률안을 발의한 의원은 15명이었다. 초선 의원이 1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재선과 3선이 각각 2명이었다. 선수가 높아질수록 주로 ‘정치’에만 관심을 쏟고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인 입법 활동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단적인 사례다.

연평균 1건 이하, 총 4건 이하의 법률안을 발의한 의원은 59명으로 의원 5명에 한 명꼴이었다. 120명은 4년 동안 10건 이하의 법률안을 제출했다.

○ 의원 입법안은 5건 중 4건 부결

17대 국회에서 제출된 법률안은 모두 7446건으로 이 가운데 25.2%인 1873건이 통과됐다. 의원 299명이 한 달 평균 39건의 법률안을 의결한 셈이다. 16대 국회는 945건, 15대 국회는 1120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법률안 발의가 많다고 무조건 의정 활동을 잘한 것은 아니다. 17대 국회에서 의원 발의 법률안은 6345건 중 1316건(통과율 20.7%)이 통과됐고 정부 발의는 1101건 중 557건(50.6%)이 의결됐다. 정부가 제출한 법률안은 둘 중 하나가 정식 법률로 공포된 반면 의원들이 낸 법률안은 평균 5건에 4건꼴로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의원들의 입법 능력이 부족하거나 ‘일단 내고 보자’는 식의 실적 경쟁이 심했다는 의미다.

겉으로는 의원 발의지만 정부가 법안을 만들어 소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이름으로 국회에 제출하는 관례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순수 의원 발의 법안의 실제 통과율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 4년간 통과시킨 법률안 6건 이상은 25명

17대 국회에서 가결된 법률안 1873건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같은 당 김석준(20건), 안명옥(14건) 의원 등의 순이었다. 안상수 의원의 경우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지난해 8월 이후 가결 23건이 몰려 있다. 당론으로 정해진 법안 상당수를 원내대표 이름으로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4년간 통과시킨 법률안이 6건 이상인 의원은 25명에 불과했다.

법안 제출 상위 10명 중 안명옥 엄호성 이성구 박재완 박찬숙 의원은 제출 법안의 통과율이 10%에도 못 미쳤다.

○ 4년간 단 한 건도 제출 안 해

7명의 의원은 4년 동안 법률안을 단 한 건도 제출하지 않았다. 통합민주당 김근태 이인제 김종인 김송자, 한나라당 이원복, 자유선진당 조순형, 무소속 이해찬 의원 등이다.

법안 발의 실적이 의정 활동 성적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4년간 단 한 건의 법률안도 제출하지 않은 것은 심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김송자 의원은 2006년 9월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했고, 조순형 이원복 의원은 각각 2006년 7월과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17대 국회 활동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한편 4년 동안 부결 또는 폐기, 철회된 법률안은 2264건이다. 아직 계류 중이어서 17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5월 말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은 법률안은 3309건으로 집계됐다.

법률안 가결 건수 상위 20위의원법안 수선수구분안상수(한)243선지역구김석준(한)20초선지역구안명옥(한)14초선비례대표이성권(한)13초선지역구박상돈(선)초선지역구강창일(민)11초선지역구이명규(한)10초선지역구서갑원(민)8초선지역구정성호(민)초선지역구김종률(민)7초선지역구김태년(민)초선지역구제종길(민)초선지역구조일현(민)재선지역구박기춘(민)초선지역구오영식(민)재선지역구이계경(한)초선비례대표

이성구(한)초선비례대표이윤성(한)3선지역구이영순(노)초선비례대표김교흥(민)6초선지역구김영주(민)초선비례대표유기홍(민)초선지역구이목희(민)초선지역구이시종(민)초선지역구박찬숙(한)초선비례대표

법률안 대표발의 건수 상위 20위의원법안 수선수구분안명옥(한)143초선비례대표안상수(한)903선지역구엄호성(한)82재선지역구이성구(한)75초선비례대표박재완(한)74초선비례대표김석준(한)73초선지역구박찬숙(한)72초선비례대표정성호(민)66초선지역구이계경(한) 61초선비례대표이성권(한)57초선지역구임종인(무)54초선지역구박상돈(선)52초선지역구이명규(한)50초선지역구심상정(노)48초선비례대표

정형근(한)3선지역구노회찬(노)47초선비례대표김양수(한)46초선지역구심재철(한)45재선지역구이영순(노)초선비례대표장복심(민)42초선비례대표한=한나라당, 민=통합민주당, 선=자유선진당, 노=민주노동당, 무=무소속.
자료: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www.assembly.go.kr)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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