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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힐러리-오바마 쑥쑥 큰다

입력 | 2008-01-18 03:10:00

미국 역사상 첫 인도 출신 주지사인 보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로이터 연합뉴스


루이지애나 인도 출신 주지사 미국 첫 취임

현직 여성주지사 8명… 소수계 남성 총 3명

"훗날 미국 역사가들은 '오바마 열풍'을 미국 사회의 지평을 넓힌 기념비적 사건으로 기록할 겁니다."(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

2008 미국 대선 레이스 흥행의 1등 공신은 단연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다. 흑인 후보가 백악관 진입 경쟁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지구촌의 시각엔 놀라움이 묻어난다.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대세론의 주인공인 점도 이에 못지않게 의미 있는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선전(善戰)이 미국 사회에서 '인종과 성적 차별의 벽'이 얼마나 낮아졌는지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미국 정치에서 소수계와 여성들의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는 징후는 이번 대선 이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주지사 선거에서는 여성과 아시아, 흑인 출신의 당선이 잇따랐다.

15일 루이지애나에서는 미국 역사상 첫 인도 출신 주지사가 취임했다. 올해 37세의 보비 진달 주지사는 아기 때 루이지애나로 온 이민자 출신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서 54%의 압도적 지지로 10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남북전쟁 이후 루이지애나의 첫 비(非)백인 주지사이다. 아시아계가 미국 주지사에 선출된 것은 1997~2005년 워싱턴 주지사를 지낸 게리 파예 로케(중국계)에 이어 진달 주지사가 두 번째다.

흑인은 지금까지 2명의 주지사를 배출했다. 1990~1994년 버지니아 주지사를 지낸 로렌스 더글라스 와일더 현 리치몬드 시장이 최초였다. 2006년 11월 매사추세츠에서 드발 로딘 패트릭 씨가 당선돼 현재 주지사로 재직 중이다.

히스패닉 출신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이번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선 선두권에 오르지 못했지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재임 중인 여성 주지사는 8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미국에서 여성 주지사는 1924년을 시작으로 총 29명 선출됐다. 초기엔 작고한 남편의 자리를 이어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1970년대 중반부터는 '남편의 후광'이 아닌 자기 이름으로 승부하는 여성 정치인들이 곳곳에서 당선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90년대 후반까지는 전체 50개 주 가운데 많아야 서너개 주 정도였다.

현직 여성 주지사들 중에는 미인대회 출신인 사라 팰린(44) 알래스카 주지사를 비롯해 다양한 경력을 지닌 여성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 소수계 또는 여성 주지사들은 대부분 명문대 출신으로 젊은 시절부터 주류사회에 도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의 경우 브라운대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됐으며 24세 때 주 정부 건강·병원담당 국장에 임명됐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