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늦봄에 끝나는 프로농구는 요즘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가장 큰 변화는 농구계의 두 ‘거성’인 이상민과 서장훈이 소속을 바꾼 것.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서장훈이 삼성을 떠나 KCC 유니폼을 입게 될 때만 해도 팬들의 기대는 컸다. 연세대 시절 이후 12년 만에 두 빅스타가 한 팀에서 뛰게 된 것.
하지만 이런 기대는 5월 29일 KCC가 이상민을 보호 선수에서 제외하면서 틀어졌고, 삼성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상민을 데려갔다. KCC에서 선수 겸 코치로 승격하는 대신 1억2000만 원의 연봉 삭감까지 감내했던 이상민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상민은 “장훈이와는 인연이 아닌가 보다”라며 이적을 씁쓸히 받아들였다.
올 시즌 이상민과 서장훈은 충격을 딛고 이름값을 하고 있다. 35세의 이상민은 시즌 초반 20득점 안팎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듯했다. 이후 부상했으나 복귀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서장훈은 시즌 초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3라운드에 접어들면서 20점 안팎의 득점을 하고 있다.
한편 모비스는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5월 챔피언결정전에서 KTF를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꺾은 모비스는 창단 후 최초의 정규리그-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을 이뤄 냈다.
그러나 모비스는 양동근과 김동우가 군 입대로 빠지고 용병들의 잇단 부상에 이번 시즌 9위에 머물고 있다. 모비스의 한 관계자는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하면서 나태해진 면도 있었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함지훈 김효범이 활약하고 ‘부상 숨기기 논란’까지 벌이며 속을 태웠던 에릭 산드린이 점차 국내 무대에 적응하며 6강 플레이오프의 희망을 살려 나가고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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