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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살려야 내가 잘 사는 시대로”

입력 | 2007-12-27 02:43:00


《2008년 무자년을 앞두고 종교 지도자들이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대통령 선거 등을 거치며 우리 사회가 극심한

반목을 빚은 탓인지 이들의 메시지에는

화합과 상생을 바라는 내용이 많았다.

정신적 가치의 재발견을 통한 사회의 타락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도 있었다. 》

종교계 지도자들, 국민께 드리는 신년 메시지

■조계종 법전 종정

새해에는 곳곳에서 원융과 통합의 길이 열리길 바랍니다. 번뇌 속에서 부처를 빚어내고 가난 속에서 안락(安樂)의 대시문(大施門)을 엽니다. 사람마다 만나는 사람이 부처요, 이르는 곳마다 정토일 것입니다. 그러니 집집마다 보배는 해마다 늘어나고 풍류는 날마다 새로워집니다.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

사도 바오로는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는 하나님의 뜻입니다”라고 가르쳤습니다. 복음 선포에 모든 것을 바쳤던 바오로의 삶을 본받아 항상 기쁨 속에서 기도와 감사의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기독교교회협의회 임명규 회장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예수님의 친구들이기 때문에 교회는 시대정신을 읽고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 지구 생태계,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해 세상의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합니다. 동시에 삶의 순간순간을 되돌아보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비움과 겸손의 삶을 이어 가야 합니다.

■기독교총연합회 이용규 대표회장

한국 교회는 세속적 가치관에서 스스로를 지키며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혼탁한 가치관이 팽배한 세상에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길 바랍니다. 철저한 자기반성을 기초로 하나님을 향한 전적인 신뢰 속에서 이 같은 일을 이뤄 갑시다.


■원불교 경산 종법사

현 인류는 물질문명의 가치만 중시해 상극과 전쟁의 역사가 이어지면서 도덕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정신의 힘을 기르는 공부를 하고 물질문명을 선용하는 지혜를 기릅시다. 서로 자리이타(自利利他)로써 중용의 도를 실천하여 상생 평화를 이루는 주역이 됩시다.

■태고종 혜초 종정

너와 내가 둘이 아니며, 하나가 전체이고 전체가 하나입니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갈등하고 투쟁해야 할 대상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새해에는 서로 양보하고 청락(淸樂)의 선비 정신을 발휘해 스스로 지옥을 허물고 사람이 중심 되는 인간 신앙의 세상이 펼쳐지길 기원합니다.

■천태종 도용 종정

옳으니 그르니 싸우지도 말고 옳은 것도 없고 그른 것도 없다고 피하지 말아야 합니다. 끝까지 옳다거나, 그르다고 고집 부리지 말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 함도 안 됩니다. 분별을 떠나 용서하고 기도합시다.

■진각종 총인 도흔 정사

원수를 원수로 갚지 않고 원수를 은혜로 갚아야 합니다. 저주하고 저주받는 인연을 짓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것입니다. 축복하고 축복받는 수행을 하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

이제는 상생입니다. 반목과 갈등의 벽을 넘어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에서 서로 잘되게 하는 상생의 마음이 만개하길 바랍니다. 상생을 위해선 지나온 세월의 원한을 풀고 서로 화합해야 합니다. 먼저 남을 잘되게 하고 남을 살려야 결국 내가 잘 살게 되는 시대를 만들어 갑시다.

■천도교 김동환 교령

60년 전의 무자년은 분단의 해였다면 새해 무자년은 통일의 해가 돼야 합니다. 천도교인은 새해에 남북 통일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구온난화 등으로 신음하는 자연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며, 인간의 심성을 바로잡을 마음공부에 매진합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