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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걸 왜… 비정한 양부” 들끓는 네덜란드

입력 | 2007-12-15 03:02:00


해외언론들 ‘버림받은 한인 입양아’ 잇단 비난 기사

네덜란드, 문제 커지자 해당 외교관 일시 귀국시켜

네덜란드 외교관 부부가 한국인 여자 아이를 입양했다가 파양(罷養)하고 사회복지기관에 맡긴 사건이 홍콩과 한국, 네덜란드에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AF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텔레흐라프 등 신문들은 14일 라이몬트 푸테라이 홍콩 주재 네덜란드 부영사 부부가 파양한 제이드(8) 양의 유아 시절 사진과 함께 ‘버림받은 아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다뤘다.

푸테라이 부영사는 텔레흐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딸을 버리려고 하지 않았다”며 “심각한 접촉 공포증을 앓고 있어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복지기관에 인계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파양 사건이 국제적인 문제로 불거지자 푸테라이 부영사는 13일 명령을 받고 본국으로 일시 귀국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푸테라이 부영사가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던 2001년부터 그의 집에서 1년여 동안 보모로 일했던 여성과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이 여성은 “푸테라이 씨 부부가 제이드 양을 자신들의 친자식과 완전히 다르게 대했다. 제이드 양을 안아 주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사랑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푸테라이 씨 부부가 제이드 양이 아파서 파양했다고는 믿지 않는다. 장애가 있다고 자기 아이를 길에 버릴 수 있느냐”고 말했다.

또 이 여성은 텔레흐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제이드 양은 매우 사랑스럽고 영리하며 조용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보모로 일할 때 이들 부부에게 7세 된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는 여동생 제이드 양을 무척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는 입양 전 이들 부부가 불임으로 아이가 없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다르다.

푸테라이 씨 부부는 한국에서 근무하던 2000년 1월 당시 생후 4개월 된 대구 태생의 제이드 양을 입양했으며, 그동안 외신들은 이 부부가 인도네시아를 거쳐 홍콩으로 부임지를 옮긴 2004년 이후에 자녀 2명을 낳은 뒤 제이드 양을 파양했다고 보도해 왔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여름 제이드 양을 홍콩 사회복지국에 인계하며 양육을 포기했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맡긴 후 단 한 번도 면회하지 않았다.

제이드 양은 양부모가 제대로 서류를 꾸미지 않아 네덜란드 시민권을 부여받지 못해 지금도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 체류 자격도 모호해 자칫 국제 미아가 될 처지에 놓였다.

홍콩 사회복지국은 9월부터 새로운 입양 가정을 물색하고 있지만 아직 희망자를 찾지 못했다. 홍콩 사회복지국은 그가 영어와 광둥(廣東)어만 할 줄 알아 한국에 돌아와도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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