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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조모씨는 대학원 나온 치밀한 성격의 보석 세공사

입력 | 2007-12-13 02:59:00


12일 경찰에 붙잡힌 인천 강화도 총기 탈취 사건의 용의자 조모(35) 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갖가지 ‘장치’를 만들어 놓을 정도로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월세 25만원을 9개월이나 내지 못할 정도 경제적으로 쪼들렸다. 이 때문에 은행을 털기 위해 총기를 훔칠 계획을 세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대학원 졸업한 용의자는 보석세공사=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W대 금속공학과와 서울의 K대 대학원 금속공예과를 졸업한 뒤 보석 세공과 귀금속 보따리장사를 했다고 진술했다.

섬세한 보석세공사답게 그는 범행 과정에서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주변에선 학력을 가늠할 수 없도록 편지를 왼손으로 쓰고 일부러 비논리적인 글을 써서 보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 씨는 말수가 적고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촬영 : 동아닷컴 신세기 기자
촬영 : 동아닷컴 박태근 기자


촬영 : 동아닷컴 신세기 기자
촬영 : 동아닷컴 박태근 기자

지난해 8월부터 조 씨가 살아온 서울 용산구 한강로의 셋방 주인 김모(69·여) 씨는 “무거운 짐을 들고 오면 거들어 줄 정도로 착한 청년이었지만 뭔가 묻지 않으면 좀처럼 먼저 말하는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 들어 온 뒤 6개월간 친구와 함께 살다가 그 이후로는 혼자 지냈고 집에서 일을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때가 많았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1남 2녀의 막내로 결혼은 하지 않았고 경기 수원에 사는 부모와 따로 살아왔다. 조 씨의 부모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아들이) 어제 (수원) 집에 들러서 ‘스키장에 갔다 왔다’고 말하고 저녁에 (서울로) 갔다”며 “아무것도 묻지 말라”고 말했다.

▽범행 동기는 가난=조 씨가 세를 든 집은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25만 원의 방 2개짜리 반지하 주택이었다.

사업에 실패하면서 3월부터는 집주인에게 월세를 주지 못했다. 결국 10월 집을 나가기 위해 짐까지 꾸렸지만 “오갈 데가 없으니 이번 겨울만 나게 해 달라”고 집주인에게 부탁해 머물렀다고 한다.

조 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4, 5일 전부터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방세를 못 낼 정도로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자 조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