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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이회창 측 "검찰 회유·협박 있었다"

입력 | 2007-12-06 17:47:00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6일 검찰이 BBK 수사과정에서 김경준 씨를 회유하고 협박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검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상대로 협공을 펴기 시작했다.

특히 양당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경준 씨와 2시간 동안 접견을 가진 뒤 면담록을 언론에 공개하며 사실상의 '변론 공조'에 나섰다. 접견에는 정 후보측에서 이종걸 정성호 김종률 이상경 의원과 임내현 부정선거감시단장이, 이 후보측에서 김정술 변호사가 각각 참여했다.

신당측이 공개한 면담록에 따르면 김경준 씨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진술한 것을 후회한다"며 "당시 검사가 12년 내지 16년 산다고 하니까 무척 겁이 났고, 어떻게든 형을 내려서 살아나고 싶은 마음에 검찰에 협조하게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시사주간지에 공개된 형량거래 메모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조사실)17층에 대기하고 있으면서 어머니와 장모가 왔는데, 그 때 기다리면서 메모를 써서 있는 그대로 적어서 준 것"이라며 "솔직한 심경 그대로다"고 말하고 "이명박이는 사람 같지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임내현 단장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조사 당시 검사는 김씨에게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 같고, 당신이 제출한 서류로는 (기소가) 어려울 것 같다. 계속 주장했다가 이명박 후보가 보복을 한다면 12년 내지 16년의 중형을 받을 것이다. 검찰도 어렵고 당신도 어렵다. 서로 사는 길은 이명박을 위해 진술을 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회유하고 설득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임 단장은 "김씨는 미국의 플리바게닝을 기대했던 모양"이라며 "검사로부터 '3년까지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러면 집행유예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검찰조서도 좋은 방향으로 하고 기소돼서도 여러 가지 협조를 하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듣고 부득이 (검찰에 협조)하게 했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어제 발표내용을 보고 자기가 한 내용과 달라 놀랬다고 하더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면계약서 위조 여부에 대해 "위조된 게 아니라 이 후보와 합의하에 날짜를 소급해서 만든 것이고, 도장도 이명박 후보가 직접 찍어줬다"고 위조사실을 부인하고 날짜를 소급한 이유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2001년 3월 조사에 들어가자 이명박 후보가 김씨에게 '당신이 다 뒤집어써라'고 하기에 김씨는 '그렇다면 권리관계를 분명히 해놓자'는 취지에서 날짜를 1년 전으로 소급하고 소유관계는 이명박이라는 전제를 넣어 도장을 직접 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이 후보의 BBK 실소유 의혹에 대해 "처음 5000만 원을 내가 투자했지만 e캐피탈이 투자한 30억 원을 최종적으로 다스가 갚았으니까 2000년 3월부터는 이명박이 다 소유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 후보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관련, 김씨는 "모두 다 이 후보와 상의를 했다. 돈 관리와 투자금(횡령금) 반환 문제도 전부 다 협의를 해서 해준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 율사출신 현역의원 20명은 7일중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 공식적인 변호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회창 후보측 김정술 법률지원단장은 "이면계약서가 위조라고, BBK가 내 소유라고 자백한 적 없다", "사무실엔 레이저 프린터뿐만 아니라 (이면계약서를 출력한) 잉크젯 프린터도 있었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소개하고 "김씨를 다른 혐의로 추가 조사하는 것은 한미 조약 위반이라는 점에서 김씨 어머니가 미 대사관을 찾아 김씨에 대한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혜연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김씨의 진술은 유도에 의한 허위 자백임이 드러났다"며 ▲주가조작 및 BBK 실소유주 문제를 마지못해 소극적으로 시인했는지 여부 ▲자필메모 유출로 서울구치소에서 징벌을 받았는 지 여부 등 9가지 의혹을 공개 질의했다.

이 후보측과 연대한 국민중심당 류근찬 대변인도 성명에서 "검찰 수사대로라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거짓말쟁이이거나 흑색선전의 달인인 셈이 된다"며 "박 전 대표는 이 시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도자가 과연 누구인지 입을 열고 커밍아웃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디지털뉴스팀


촬영 : 김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