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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찬바람 이기려 무인도 찬바람 맞는다

입력 | 2007-12-06 02:56:00


대학생 남극탐사대, 서해 선갑도로 간 까닭은?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해 덕적도를 거쳐 선갑도로 향하는 배 갑판 위에서 초겨울 바닷바람은 얼굴이 얼얼할 정도로 매서웠다. 하지만 26일 남극 원정길에 나서는 한국 대학생 남극탐사대(한국산악회 주최·동아일보 후원) 대원들은 선상에서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태연했다.》

출발일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남극 원정을 대비한 훈련도 점점 열기를 띠고 있다. 남극탐사대원들은 1일 1박 2일 일정으로 서해안의 선갑도와 덕적도로 선상 및 산악 훈련에 나섰다. 남극 원정에 동행하는 기자도 훈련에 참여했다.

7, 8월에 걸쳐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친 남극탐사대는 3팀으로 나뉘어 각각 남극 대륙 최고봉인 빈슨매시프(4897m)를 등정하고 한국의 세종기지와 남극기지를 방문해 탐사 활동을 벌인다.

탐사대는 한국 산악회 임원 4명과 대학생 9명으로 구성됐지만 대학생 대원 한 명이 개인 사정으로 이탈했고 한 명은 개인 훈련 중 부상을 당해 7명으로 줄었다. 이 중 3명은 여자 대원. 이날 훈련에는 임원 3명과 대학생 6명(여자 2명)이 참가했다.

인천 부두에서 쾌속선으로 덕적도까지 50분, 다시 덕적도에서 소형 어선으로 갈아탄 뒤 50분가량 걸려 도착한 선갑도는 평지 없이 온통 산으로만 이뤄진 무인도. 선갑산 정상은 해발 352m다.

정오에 편자 형태의 섬 오른쪽 끝에서 시작해 산 능선을 따라 5시간가량 쉼 없이 산을 탔다. 가시가 많은 잡목들을 헤치고 새로 길을 만들며 나아가는 것이 기자에겐 쉽지 않았는데 대원들은 20kg 가까운 배낭을 짊어지고도 별로 힘든 기색이 없었다.

대학 산악부에서 활동하는 대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럴 만도 하다. 모두 자칭 “산에 미쳤다”고 말하는 ‘선수’들이다. 대원 중 가장 연장자인 최성호(26·경희대 건축공학과 4년·세종기지팀) 씨는 경주고 시절부터 산악부 활동을 했으며 2005년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6149m), 지난해 파키스탄의 브로드피크(8047m) 원정을 다녀왔다.

남자 대원 중 가장 앳되고 순한 얼굴인 은성훈(23·경북대 임산공학과 2년·빈슨매시프팀) 씨는 해병대 출신에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현재 경북대 산악부 대장.

첫날 선갑산 산행을 가뿐하게 마친 대원들은 덕적도의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다음 날 4시간가량의 덕적도 산행을 하는 것으로 길지 않은 훈련을 마쳤다.

남극탐사대는 16일 설악산에서 2박 3일간 마지막 훈련을 한 뒤 23일 발대식을 한다.

덕적도=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