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신구 황제’ 빅매치
페데러, 샘프러스 2-0 완파
로저 페데러(스위스)는 경기를 이긴 뒤 어릴 적 자신의 우상이던 피트 샘프러스(36·미국)의 등을 다정하게 두드려 줬다. 한때 샘프러스의 플레이를 보며 테니스를 익힌 페데러의 얼굴에는 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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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남자테니스 세계 1위 페데러는 세계 1위 샘프러스를 62분 만에 2-0(6-4, 6-3)으로 눌렀다.
머리숱이 부쩍 줄어든 샘프러스는 2002년 은퇴한 상태인 반면 페데러는 올해만 10승에 상금만도 1000만 달러를 돌파한 당대 최고의 스타.
경기 결과는 안 봐도 뻔했지만 초반 분위기는 의외로 샘프러스가 잡았다. 그는 강력한 서브 에이스와 과감한 네트 공략을 앞세워 첫 세트를 4-2까지 앞섰다.
하지만 페데러는 선배에 대한 예의는 여기까지라는 듯 좌우 코너를 찌르는 날카로운 스트로크의 위력을 떨치며 내리 4경기를 잡아 오히려 먼저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 들어 페데러는 지친 듯 공이 번번이 네트에 걸린 샘프러스를 압도한 끝에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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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프러스는 “페데러의 땀을 흘리게 한 데 만족한다. 아마 나보다 더 부담스러웠을 것인데 세계 최강다운 플레이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한편 경기장에는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테니스가 취미인 최태원 SK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