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활주로에 그린 카펫을 깔아라”…‘장타 퀸’ 납신다

입력 | 2007-10-20 03:00:00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센추리공항 활주로에서 나이키 신제품인 4각 드라이버로 호쾌한 장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나이키골프


《골프 라운드를 하다 보면 “굴러서 다갔다”는 얘기를 할 때가 있다.

내리막 경사의 홀에서 티샷이 카트도로를 타고 내려간다면 운 좋게 그린 주변까지 공을 보낼 수도 있다.

공에 흠집이야 심하게 남겠지만 행운의 버디 기회로 연결되기도 한다.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는 한없이 구르는 공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이색 이벤트가 열린다.

바로 ‘인천공항 신한카드배 빅4 장타대회’.

박세리(CJ)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폴라 크리머, 브리타니 린시컴(이상 미국)이 내년 6월 준공되는 인천공항 제3활주로에서 드라이버 장타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이런 행사는 국내 최초. 4명의 참가자 가운데 관심은 단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때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던 박세리와 소렌스탐에게 쏠린다.》

안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29일 인천국제공항서 빅4 장타대회

박세리는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나 역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기만 하다. 한 400야드는 치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박세리는 261.7야드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로 14위에 올라 있으며 소렌스탐은 256.8야드로 30위.

둘 다 캘러웨이의 FT-5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으며 로프트 각도는 박세리가 9.3도, 소렌스탐은 8.5도다.

대회 방식은 선수마다 5번씩 공을 쳐 최고 기록을 채택한다. 길이만도 4000m에 이르는 활주로의 폭 60m를 좌우로 벗어나게 되면 OB로 간주해 기록에서 제외된다.

박세리와 소렌스탐은 평소 비거리보다 두 배 이상 공을 보낼 것으로 보여 500야드 정도는 나올 것 같다는 게 주최 측의 예상.

린시컴은 271.1야드의 드라이버 비거리로 5위에 올라 있는 장타자이며 ‘핑크 판다’라는 애칭으로 인기를 끄는 크리머는 248.5야드로 76위에 머물러 있다. 이들 네 명은 장타 대결 후 인천 스카이72GC에서 박세리의 명예의 전당 가입을 축하하는 ‘스카이72 인비테이셔널 스킨스게임’에도 출전한다.

지난해 11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센추리 공항 활주로에서 드라이버 시범을 보인 적이 있다.

‘골프, 원리를 알면 10타가 준다’(김선웅, 김창국 공저)에 따르면 시속 16km의 뒷바람이 불면 비거리는 20야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폴 슬레이터(영국)가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영국 스윈던의 한 공항에서 열린 국제 롱드라이빙대회에서 884야드를 보내 자신이 갖고 있던 720야드 기록을 깨뜨렸다. 지구에서 최장 드라이브 샷 기록은 1962년 남극대륙의 모슨기지에서 호주의 기상학자 닐스 리드가 얼음판 위에서 세운 2640야드. 한편 러시아의 우주 비행사 미하일 튜린은 지난해 11월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6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공은 약 3일간 지구를 최소 48바퀴를 돈 뒤 대기권에 들어와 타 버린 것으로 계산해 그 비거리를 무려 200만 km로 측정됐다.

“뒷바람아 불어다오”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이번 대회는 인천공항의 제3활주로 준공을 기념하여 준비한 것이다. 제3활주로는 6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국내 최대의 활주로이며 그 규모와 주변의 첨단시설을 고려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 활주로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다는 사실은 매혹적인 사건이다. 대회 당일 뒷바람이라도 불어 준다면 비거리는 훨씬 길어질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열리는 이벤트이니만큼 박세리 선수가 세계 기록을 세워줬으면 좋겠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