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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들 새 둥지 틀고 브랜드 바꾸고…

입력 | 2007-10-10 03:14:00


제2의 도약 ‘날갯짓’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견 건설사들이 회사이름과 아파트 브랜드를 새롭게 바꾸고, 새 사옥을 마련하는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내년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 주택건설 관련 규제가 바뀌어 주택경기가 회복될 것을 기대하며 제품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

○ 새 이름, 새 얼굴로 정면 승부

태영건설과 현진그룹은 최근 회사 이전과 함께 회사 로고를 새롭게 하며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현진건설의 한 관계자는 “회사 로고를 산뜻하게 바꾸고 번듯한 본사를 지어 새로이 출발하면서 ‘H건설 부도설’이라는 루머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아건설은 최근 아파트 브랜드인 ‘파밀리에’의 디자인을 전면 개편하면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진흥기업도 올해 말에 기존 브랜드 ‘W파크’를 새롭게 바꿀 예정이다.

두산산업개발은 올해 초 두산건설이란 옛 회사 이름으로 복원했다.

2003년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한 뒤 두산산업개발로 개명(改名)한 두산건설은 최근 알루미늄과 레미콘 사업 등을 정리하면서 주택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사란 점을 알리기 위해 옛 이름을 다시 쓰기로 했다.

LIG건영은 건영이 LIG그룹에 편입되면서 이름을 바꾼 경우다.

LIG건영 측은 “어려운 시기를 두 회사가 지닌 강점을 바탕으로 이겨내자는 의지를 담기 위해 새로운 사명을 결정했다”며 “무조건 엎드려 있기보다는 경기가 풀릴 때를 대비한 선(先)투자”라고 설명했다.

○ 신사옥 이전으로 ‘1석 3조’ 효과

월드건설은 지난달에 20년간의 여의도 셋방살이를 끝냈다. 강남구 역삼동 교보생명 사거리에 있는 7층짜리 옛 천지빌딩을 매입해 신사옥으로 꾸민 것.

월드건설 홍보팀의 차주석 과장은 “내년 말 빌딩 앞에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될 예정이라 직원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며 “사옥 매입 후 빌딩 값이 15%가량 올라 부대 수익까지 얻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향후 건물 옆에 붙은 주차장 용지가 용도변경이 되면 땅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복안도 갖고 있다.

우림건설도 사옥이 없어 서초구 서초동에 2개 건물을 빌려 생활해 왔다. 직원이 차츰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어 오다 최근 서초동 교대역 인근에 7층짜리 사옥과 주차타워를 380억 원에 매입했다.

현진건설은 7월에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새 둥지를 틀면서 신사옥에 경영이념을 담은 설계안을 적용했다. 투명 윤리경영을 반영하기 위해 건물 외벽을 아트글래스로 마감했다. 내부는 4층부터 임원실인 8층까지 중정(中庭·가운데 있는 정원)과 유리지붕으로 설계해 상하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기존에 사놓은 땅과 건물을 신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재테크와 직원의 사기, 업무 효율을 모두 높일 수 있는 1석 3조의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