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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의 퀵어시스트]‘전력누수’ 모비스, 힘 보여줄까

입력 | 2007-10-03 02:58:00


프로농구 모비스는 1일 경기 용인시 체육관에서 올 시즌 출정식을 했다.

이 자리에는 황열헌 단장과 유재학 감독, 임근배 코치를 비롯한 선수단은 물론이고 한규환 부회장과 정석수 사장 등 모비스 고위 임원 20명도 참석했다.

회사 측의 높은 관심을 받은 데는 최근 2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을 비롯해 지난 시즌에는 통합챔피언에 오르면서 농구단의 위상이 높아진 덕분이다.

18일 개막되는 2007∼2008 시즌에도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자며 다들 각오를 다졌지만 모비스의 전망이 ‘핑크빛’만은 아니다.

간판스타 양동근이 입대했고 윌리엄스와 버지스는 외국인선수 선발 제도가 바뀌면서 팀을 떠났다. 슈터 김동우는 까까머리 공익근무요원으로 변신해 출정식에 참석했다.

전력 공백 속에 설상가상으로 새롭게 뽑은 용병 두 명을 최근 부상과 기량 미달로 모두 교체했기에 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손발을 맞출 시간마저 부족하다.

국내 프로 농구는 군 복무 공백과 잦은 용병 선발 제도 변경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전력 평준화가 심해져 타이틀 방어가 쉬운 일이 아니다.

역대 11시즌 가운데 2연패를 이룬 것은 1998년과 1999년 현대가 유일하다. 당시 현대 신선우 감독은 프로 출범 직전 이상민과 조성원을 입대시켜 병역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한 데다 추승균은 군 면제 혜택을 받아 전력 누수가 없었기에 가능했다. 2000년대 들어 3년 연속 챔프전에 올라 징검다리 우승을 한 TG 역시 병역이 면제된 ‘김주성 효과’가 전력의 중심이었다. 반면 삼성은 2001년 챔피언에 오른 뒤 이듬해 강혁의 입대와 문경은을 트레이드하면서 정규리그 8위까지 처져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했다.

모비스 역시 ‘정상에 오르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다’는 말을 실감하는 가운데 새로운 희망으로 시즌을 맞이하자는 결의만은 대단했다.

출정식에서 정석수 사장은 “전력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우리 특유의 끈끈한 조직 농구로 아름다운 감동의 순간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모비스를 아끼는 팬들 역시 성적에 앞서 선수들의 그런 모습에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