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27일 총선 선거운동 도중 야당 지도자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의 손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04년 함께 오렌지혁명을 이룬 두 사람은 이번 총선 승리 후 다시 힘을 합칠 것으로 전망된다. 키예프=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총선 유셴코+티모셴코 다수파 유력
《지난달 30일 실시된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친(親)서방 노선을 걷는 ‘오렌지혁명’ 세력이 친(親)러시아 성향의 지역당을 누르고 의회 다수파가 될 것이 유력해졌다. 이에 따라 지역당 총수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가 실각하고 오렌지혁명 세력이 연정을 구성해 정국을 재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우크라이나 3대 여론조사 기관이 합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오렌지혁명 세력인 티모셴코블록과 우리우크라이나당이 약 45%의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나 의회 다수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정국을 주도해 온 지역당과 공산당 연합 세력의 득표율은 4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의 여론조사 기관은 비교적 높은 적중률을 보여 왔다. 공식 개표 결과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2004년 ‘오렌지혁명’을 함께 주도한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과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총선이 끝난 뒤 “연정과 내각 구성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약속대로 오렌지혁명 세력이 연정을 구성할 경우 티모셴코 전 총리가 다시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번 총선에서 선전한 티모셴코블록을 견제하는 세력이 많을 경우 친서방파 연정이 무산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오렌지혁명 세력은 유셴코 대통령이 2005년 집권한 뒤 이미 한 차례 등을 돌린 경험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가스 공주’로 불리는 티모셴코는 유셴코 대통령 집권 당시 첫 총리로 임명됐지만 혁명 세력 내부의 갈등으로 물러났다. 혁명 세력은 지난해 9월 야누코비치 총리가 내각을 장악할 때까지도 연정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이번에 오렌지혁명 세력이 근소한 차로 승리한 데다 친러시아파의 반발이 심한 만큼 우크라이나가 또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벌써부터 지역당은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 곳곳에서는 지역당이 군중을 모아 부정투표 규탄 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야누코비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가 대대적인 부정선거를 계획했다”며 “불법적인 선거 결과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대통령제를 채택했지만 외교 안보 분야의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사회 경제 등 나머지 분야의 장관은 총리가 임명하는 이원집정부제를 운영해 왔다. 지역 정치 세력들이 이런 제도를 이용해 권력을 나눠 가지면서 이 나라의 정정불안은 끊이지 않고 있다.
키예프=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