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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생각나무]적성보다는 학벌이 먼저다?

입력 | 2007-09-17 03:01:00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공부하나요?

대부분의 어린이는 자신이 왜 공부하는지 모릅니다. 부모님이 하라고 하니까 하지요.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할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신의 형편대로 또는 성적에 맞춰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합니다.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일류 대학에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러분 역시 최소한 서울대 정도는 가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어떤 학생은 미국 하버드대나 예일대를 꿈꿀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적성은 그 다음입니다. 선생님들은 적성을 살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일류 대학에 입학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취직이 잘되고 마음도 뿌듯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학생이 판사나 검사 또는 의사가 되고 싶은데 성적이 일류 대학 법대나 의대에 입학하기에는 조금 모자란다고 생각해 봅시다. 입시전문가들은 학생에게 적성을 살려 이류 대학의 법대나 의대에 가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말을 믿으면 안 됩니다. 이 말은 ‘방송용’으로 하는 말일 뿐입니다.

자신의 적성을 살려 이류 대학 인기학과에 가기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아도 일류 대학 비인기학과에 가는 편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그 편이 나중에 인맥을 만들기에도 좋고, 일류 대학 출신이라고 자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류 대학 좋은 학과를 나왔다고 말하고 싶습니까, 일류 대학을 졸업했다고 말하고 싶습니까? 비인기학과라도 일류 대학에 가라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류 대학을 졸업하면 선배들이 잘 이끌어 줍니다. 여러분이 어른이 되고 직장을 갖게 되면 선배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인맥을 잘 만들어야 출세하기도 좋습니다.

둘째, 일류 대학을 졸업하면 자식들에게 면목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류 대학을 졸업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셋째, 적성은 일류 대학에 입학한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적성을 잘 압니까? ‘나는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을 수는 있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될까요? 그 직업이 내 적성에 맞는 일인지는 어떻게 알겠습니까?

미래는 무궁무진합니다. 직업 중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훌륭한 직업, 돈을 잘 버는 직업이 많습니다. 예컨대, ‘도선사(導船士)’라는 직업을 압니까? 도선사는 자동차를 주차하듯이 배를 정박시키는 사람입니다.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월급을 많이 받는 직업이지요. 세상은 넓고 돈 잘 버는 직업은 많습니다.

미래에는 더 좋은 직업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직업을 갖든 일류 대학을 졸업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취직할 수 있고, 입사 후에도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적성을 살려 학과를 고르기보다 우선은 자신이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대학에 가라고 권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일류 대학이 사람도 일류로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 위 글을 잘 읽어 보았나요?

이 글에 나타난 생각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위 주장이 잘못이라면 무조건 이상하다고 말하지 말고 그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이유가 확실해야 자기주장이 분명해집니다.

이 코너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박우현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 평생교육원 원장·‘논술은 짧고 철학은 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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