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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한강변 보행로-자전거 도로 나눈다

입력 | 2007-08-23 03:02:00

서울시는 2009년까지 한강변의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를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 산책로로 분리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5월 시범지역으로 정해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를 분리한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 내 중랑천∼옥수역 구간. 왼쪽의 폭이 좁은 도로가 보행자 산책로다. 사진 제공 서울시


《회사원 최종원(42) 씨는 퇴근 후 집 주변 한강변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이하 자전거 도로)를 산책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걸을 때마다 짜증이 수시로 치솟곤 한다. 좁은 자전거 도로에 많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인라인 스케이트 이용자가 얽혀 좀처럼 편히 걸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 씨는 “자전거 소리가 ‘슉’ 하고 날 때마다 움찔 놀란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참살이 바람을 타고 자전거 이용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강변 자전거 도로는 포화 상태가 된 지 오래다.

한강변에서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목소리를 높이며 시비를 가리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전거가 보행자를 치는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북구 우이천변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사람이 보행자를 들이받아 보행자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르면 2009년부터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다른 도로를 이용하게 돼 이런 사고나 불편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한강변 자전거 도로 전 구간을 자전거 전용 도로와 보행자 산책로로 분리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당초 서울시는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분리 작업을 2011년경 끝낼 예정이었지만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 이를 2년 정도 앞당기기로 한 것.

이를 위해 서울시는 21일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 산책로 분리에 대한 기술심의를 끝냈다. 9월 설계를 시작해 내년부터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150억 원 정도.

총연장 80.7km인 한강변 자전거 도로 중 보행자 산책로가 새로 만들어지는 곳은 55km다. 이 구간에는 자전거 도로 옆에 폭 2m의 보행자 산책로를 새로 만든다.

나머지 25.7km는 도로 폭이 8m 이상이어서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함께 이용해도 큰 불편이 없거나, 두 개의 자전거 도로가 있어 하나를 보행자 도로로 바꾸면 되는 구간이다.

서울시는 또 평균 폭이 4m 정도인 자전거 도로를 운행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6m로 넓히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5월에 이미 이촌지구 내 중랑천∼옥수역 입구(990m)와 뚝섬지구 내 중랑천∼성수대교(850m) 등 두 곳을 ‘자전거 도로-산책로 분리 시범 지역’으로 지정해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보행자 산책로를 새로 만들면 그만큼 하천 생태공간이 줄어들어 환경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