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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선수가 백에 돌아왔다. 좌변 흑 두 점을 요리해야 할 시점. 백은 71의 곳에 두면 두 점을 잡는다. 그러면 흑도 손을 빼고 다른 데(우변)를 두면서 두 점의 뒷맛을 노리는 진행이 된다. 그러나 백 68이 살짝 비튼 수. 백이 이렇게 품을 넓히면 흑도 가만히 앉아 두 점을 내줄 순 없다. 프로기사들의 바둑은 한 발 차이 때문에 판 전체의 지형이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창호 9단은 흑 두 점을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흑 69로 젖혀놓고 71로 뚫고 나가는 수순은 수읽기의 묘미를 보여 준다. 만약 백이 참고 1도 백 1로 막으면 흑 2, 4로 공작을 해놓고 6으로 호구에 집어넣는 맥이 있어 백이 망한다.
흑 81의 맥도 눈여겨볼 만한 수. 평범하게 참고 2도 흑 1로 잇다간 백 10까지 탈출로가 끊긴다.
흑 89까지의 결과는 흑과 백이 서로 불만 없다. 몇 차례 바람이 불긴 했지만 아직 반상은 잔잔한 바다 같다. 앞으로도 폭풍이나 해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바둑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가 승부를 좌우한다. 그 실수의 틈을 찾아내는 기사가 누구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