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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잡힌 증시?…코스피 사흘새 44.69P 빠져

입력 | 2007-06-27 03:01:00


국내 증시가 사흘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본격 조정 국면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특히 조정 장세가 펼쳐진다면 주가 조정의 기간과 폭이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18포인트(0.47%) 떨어진 1,749.55로 거래를 마쳤다. 22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 연속 44.69포인트 급락했다.

주가가 사흘 연속 하락한 것은 중국발(發) 주가 폭락으로 세계 증시가 몸살을 앓던 올 3월 초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6.49포인트(2.06%) 떨어진 780.31로 마감하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 금감원 “증권사들 모럴해저드” 경고

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들의 ‘증시 과열’ 우려 발언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국무회의에서 개인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하며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전홍렬 금융감독원 부원장도 이날 “투자자들에게 빌려주는 신용융자액이 5000억 원에 이르는 증권사가 5곳이나 되는 등 증권사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한국은행이 21일 중소기업 총액대출한도 축소를 발표하며 시중자금 죄기에 나섰다. 키움증권과 대우증권은 즉각 신용융자 중단조치를 발표했다.

코스피지수는 22일 23.26포인트(1.30%) 급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잇단 신용거래 축소 조치의 직격탄을 맞아 하락폭이 더 컸다.

○ 美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또 불거져

최근의 주가 하락에는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날 주식 3177억 원어치를 순매도(매도금액에서 매입금액을 뺀 것)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순매도 금액이 총 3조1655억 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의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외국인들의 가격 부담이 커진 것 같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도가 낮은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고금리 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미국에서 재차 급부상하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운영하는 2개의 헤지펀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어 청산 위기에 몰리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 뉴욕 증시가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뉴욕 증시의 부진은 곧 글로벌 증시의 침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증권업계는 관측한다.

○ 증권사 신용융자액 7조 첫 돌파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단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주가 하락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런 저런 악재들을 만나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1,700 선 안팎에서 조정이 끝나면 다시 상승 기류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뒤늦게 증시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은 당분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이 우려된다.

특히 25일 기준으로 증권사가 빌려준 신용융자액이 7조94억 원으로 사상 처음 7조 원을 넘어선 것은 신용투자자들의 손실을 우려하게 하는 대목이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주가 하락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조정으로 볼 수 있지만 빚을 내서 투자한 개인들에겐 위험(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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