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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카페주인 회원들이 바꿀수 있다

입력 | 2007-06-22 02:58:00


인터넷 카페의 주인도 회원들이 원하면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있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자신이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는 ‘카페지기’일지라도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회원들만의 결정으로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거나 가입하고 있는 수많은 누리꾼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수석부장판사 강재철)는 인터넷포털 다음 카페 ‘홍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카페지기 박모 씨를 상대로 낸 카페운영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박 씨가 카페지기 자리에서 해임된 것은 정회원들의 발의, 게시판 공지, 48시간 동안의 투표 등 회칙의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의결됐다”며 “그럼에도 박 씨가 카페지기 자리를 넘기지 않아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직무를 정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회원들의 투표로 뽑힌 새로운 운영진의 등급을 ‘운영자급’으로 올려주지 않고, 각종 자료를 모아 놓은 ‘운영자방’의 출입을 통제해 회원들의 반발을 불렀다. 또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게시판에 올려놓은 회칙을 삭제하고 “나 혼자서 잘 운영할 수 있다”며 회원들의 뜻에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

그러자 이 카페의 새 운영진인 이모(42) 씨 등 7명은 지난해 11월 카페운영자 해임 및 변경 확인 청구소송, 정신적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 카페운영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잇달아 법원에 냈다.

2002년 개설된 이 카페는 원주인이 회원들의 글을 임의로 삭제하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회원들을 강제 퇴출시키자 박 씨와 회원들이 함께 2005년 6월 원주인을 탈퇴시키고 박 씨가 카페지기 자리에 앉았다. 이 씨는 “박 씨가 그 후 동호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기로 약속했지만 전횡을 일삼았다”면서 “결국 회원들이 나서서 회칙을 제정하고 카페지기를 새로 선출했지만 이 또한 인정하지 않아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에 600여만 개, 네이버에는 300여만 개의 카페가 개설돼 있으며 카페에 가입한 회원도 수천만 명에 이른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