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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제재 지켜본 뒤…” 他대학 촉각

입력 | 2007-06-18 02:59:00


■ 서울대 ‘1,2등급 만점’ 강행 파장

서울대 “수험생 혼란 막기 위한 것… 제재 감수”

교육부 “여기서 밀리면 다른대학도 동조” 강경

서울대가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내신 1, 2등급에 만점을 주기로 한 원래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혀 교육인적자원부가 과연 서울대에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서울대 움직임이 다른 사립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대는 2008학년도 입시안이 교육부의 정책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내신 1, 2등급을 만점 처리하는 것과 일부 사립대가 4등급까지 만점을 주려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는 지난해부터 석차 백분율을 활용해 내신 상위 10%에게 만점을 줬다. 올해도 이 정도가 적절하다고 판단해 1등급(4%)과 2등급(7%)을 묶어 11%를 만점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내신만으로 선발하는 수시모집의 지역균형선발에서 1, 2등급을 차등 배점하고 있다. 수능 성적을 많이 반영하는 정시모집에서도 내신 1, 2등급에 차등을 두면 전체 전형에서 내신의 비중이 너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대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1, 2등급 만점 처리는 지나친 내신 경쟁을 줄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육부가 이런 점을 알면 제재하지 않겠지만 제재하더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사립대들은 2007학년도 입시까지 내신에 평어(수 우 미 양 가)를 반영해 ‘우’ 이상이면 만점을 주었다. 올해도 수 우 미 양 가 5단계 중 ‘우’ 이상이면 40%에 해당한다는 논리로 9등급 상대평가제에서도 4등급까지 만점을 주겠다는 논리다. 특목고, 비평준화 지역의 우수고, 자립형사립고 등의 우수 학생을 확보하려면 3, 4등급에서 차등을 두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대학의 구체적인 전형 방법에까지 간섭하지 않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내신 강화 조치를 지시하자 태도를 바꿨다. 사립대들이 4등급까지 만점을 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서울대도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대의 1, 2등급 동점 처리 방침을 그대로 두면 다른 사립대를 제재할 근거가 약해진다는 생각에서다.

주요 사립대들은 서울대가 교육부의 제재 엄포에 어떻게 나올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대의 1, 2등급 만점 처리 방침이 관철되면 사립대들은 당초 4등급 이상 만점 계획을 바꿔 정부 지침을 일부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대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서울대의 1, 2등급 만점 처리를 문제 삼지 않는다면 고려대 연세대 등은 3등급까지 만점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대 입학처장은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특성이 다르고, 고려대 연세대 등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다르다”며 “이번 사태는 대학과 정부의 갈등이기도 하지만 경쟁 대학 간의 신입생 선발에 대한 이해관계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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