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양보다 이를 통합적으로 응용하는 능력이 강조되면서 창의력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와이즈만 영재교육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이 스파게티와 마시멜로를 이용해 탑을 쌓으며 과학적 창의성을 기르고 있다. 변영욱 기자
바둑돌을 서로 가져가는 놀이인 ‘NIM 게임’.
《일선 초중고교에서 수행 평가와 서술·논술형 평가의 비중이 높아지고 지식의 양보다 지식을 통합적으로 응용하는 능력이 강조되면서 창의력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NIM게임-스도쿠-스파게티 탑 쌓기 등 놀이로 교육효과 높이기
○창의적인 아이 교육법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집중력이 높은 아이일수록 끊임없는 질문을 쏟아낸다. ‘왜’ ‘어떻게’ 등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아이에게는 적극적으로 질문을 유도하고 부모가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해도 ‘함께 찾아보자’는 식으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방법을 알려주면 좋다.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아이에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해선 안 된다. 순간순간 떠오른 아이디어를 적어 놓는 자신만의 ‘아이디어 북’을 작성하게 하고 실현 가능한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하면 좋다.
‘만약에’라는 가정을 주로 하는 아이들은 상상력이 풍부하다. 이야기를 자꾸 만들어 내거나 읽은 이야기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아이라면 글이나 그림 등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게 하면 된다. 게임이나 놀이를 무작정 금지하기보다는 교육적 효과에 초점을 맞춰 스스로 시간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 좋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는 지식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적극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흥미는 여러 분야를 연관·통합시키는 사고능력을 길러 준다. 굳이 한 분야에만 관심을 돌리게 하면 사고의 폭이 제한될 수 있다.
답이 모호한 질문을 던져 창의력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유롭게 기발한 생각을 떠올릴 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일수록 스스로 얻은 지식과 성과에 즐거워하므로 더 큰 격려와 칭찬이 필요하다.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박성미 책임연구원은 “아이가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면 도전을 포기하면서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생각들을 죽이게 된다”며 “어떤 시도가 실패하거나 황당한 아이디어를 내놓아도 늘 격려해 주는 부모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의성을 기르는 놀이
▽수학적 창의성 기르기=수학적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놀이에는 NIM 게임과 스도쿠 퍼즐 등이 있다.
NIM 게임은 ‘가져가다’라는 뜻의 독일어(nimm)에서 따온 것으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성냥개비, 구슬, 바둑돌 등을 두 명이 번갈아 가면서 가져가는 놀이. 10개 이상의 바둑돌을 한 줄로 놓은 뒤 한 알 또는 붙어 있는 두 알을 두 사람이 번갈아 가진 뒤 마지막 바둑돌을 가져가는 사람이 이기게 된다.
‘먼저 하는 사람과 나중에 하는 사람 중 누가 이길까’ 또는 ‘이기려면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 등 질문을 유도하면서 수학적 원리를 깨닫게 해주면 좋다.
바둑돌이 홀수일 경우 가운데 하나, 짝수일 경우 가운데 두 개를 먼저 고른 뒤 상대편과 동일한 방식으로 가져가면 반드시 이긴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수학적 대칭의 원리를 깨닫게 해주는 것도 좋다.
스도쿠 퍼즐은 주어진 숫자 여러 개를 조건에 맞게 적어 넣어 표를 완성하는 퍼즐. 1∼9의 자연수 9개를 조건에 맞추어 한 칸에 하나씩 넣되 한 줄에 같은 수가 두 번 이상 나타나면 안 되고 작은 사각형 안에도 같은 수가 두 번 이상 나타나면 안 된다.
‘어떻게 알맞은 수를 찾았지?’ 또는 ‘더 효과적으로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 등을 질문하며 수학적 사고의 깊이를 더욱 깊게 해 줄 수 있다.
▽과학적 창의성 기르기=낙하산 만들기, 스파게티 탑 쌓기, 비눗방울 만들기 등이 도움이 된다.
실과 비닐로 낙하산을 만든 뒤 실의 길이를 줄이거나 붙이는 위치를 변경함으로써 낙하속도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더 천천히 떨어지는 낙하산을 만들어 보게 함으로써 속도와 저항, 중력 등의 원리를 스스로 깨닫도록 할 수 있다.
스파게티와 마시멜로를 이용해 탑을 쌓게 하는 것도 건축물의 구조와 힘의 분산, 대칭과 균형 등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는 방법이다. 얼마나 높이 쌓는지 혹은 얼마나 무게를 견디는지 점수를 매겨서 평가하는 것도 아이들의 학습의욕을 자극할 수 있다. 미적 감각과 정교함, 끈기와 집중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놀이다.
이 밖에 세제의 비율을 맞추고 설탕을 첨가해 터지지 않는 비눗방울을 만들어 보는 것도 화학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초등학생을 위한 창의성 체크리스트▼
① 질문을 많이 한다.
② 기발하고 신기한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
③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낸다.
④ 상상력이 풍부하다.
⑤ 다양한 방법으로 놀이를 한다.
⑥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보인다.
⑦ 궁금증은 질문과 독서, 검색 등으로 해결한다.
⑧ 어떤 문제에 독창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⑨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즐긴다.
⑩ 자기가 얻은 지식이나 성과에 열광한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