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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연구]한국타이어는 ‘4륜구동’

입력 | 2007-05-09 03:00:00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이 소음이 적으면서 도로와의 밀착력이 뛰어나고 내구성 높은 승용차용 고품질 타이어를 개발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최근 유럽의 자동차잡지 테스트에서 한국타이어의 여러 제품이 최고등급을 받았다. 사진 제공 한국타이어


‘매출액 규모는 아직 세계 1위가 아니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은 세계 1위다.’

한국타이어가 세계 타이어업계에서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약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1∼3월)에 매출 5300억 원, 영업이익 705억 원, 경상이익 690억 원, 당기순이익 489억 원 등의 영업실적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0%, 전 분기보다 92.3% 늘었다. 브리지스톤 미쉐린 등 선두업체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5∼6.5% 수준인 반면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2배가 넘는 13.3%였다.

공급 과잉과 원료인 천연고무의 가격 상승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세계 타이어업계의 흐름과는 달리 위기를 고속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성공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 세계가 인정한 품질

미국 타이어전문지 ‘모던 타이어 딜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세계 타이어업계 순위는 7위로 2001년 11위에서 5년 만에 4계단이나 올라섰다.

1996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이 회사는 2003년 매출 2조 원을 넘었으며 올해는 3조2600억 원으로 3조 원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6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급신장의 주역은 높은 품질이다.

독일 자동차전문지인 ‘아우토빌트 스포츠카’의 타이어 성능 비교테스트에서 한국타이어의 초고성능 모델인 ‘벤투스 S1 evo’가 미쉐린과 굿이어, 피렐리 등 유명 브랜드 타이어를 제치고 종합평점 1위를 차지했다.

2005년부터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평가기관과 전문지의 각종 조사 및 테스트에서 잇달아 한국타이어 제품들이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이런 명성과 품질을 바탕으로 한국타이어는 현재 폴크스바겐, 볼보, GM, 포드 등 유명 자동차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6월부터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의 고급 중형 세단인 ‘A6L’과 ‘A4’에도 타이어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수일 한국타이어 마케팅담당 상무는 “지난해 착공한 헝가리 공장이 올 하반기(7∼12월)부터 가동되면 매출액과 세계 시장점유율이 더욱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노사화합, 연구개발, 글로벌화 3박자

영업이익률과 업계 순위의 상승은 우수한 연구 인력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연구개발(R&D)과 안정된 노사관계, 효율적인 조직관리, 글로벌화 등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는 1941년 창사 이래 단 한 차례도 파업이 없었다.

R&D에 대한 열기도 뜨겁다. 2001년 3.1%였던 매출액 대비 R&D 투자는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인 5.3%까지 올라갔고 올해는 더 늘릴 방침이다. 현재 타이어업계 선두권인 브리지스톤, 미쉐린, 굿이어의 R&D 투자 비율은 3∼4%대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1999년 중국에 2개 공장을 준공했고 2350억 원을 투자해 충남 금산공장도 증설하고 있다. 헝가리 공장은 올 하반기부터 일부 가동에 들어가 2010년까지 1000만 개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채비율도 1998년 163%에서 현재는 42%까지 낮춰 ‘알짜 기업’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 실적과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주가는 잇달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사장은 “성공적인 글로벌화와 함께 탄탄한 재무구조, 안정된 노사관계,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영 혁신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올해 매출 3조 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